전기차의 고속 충전 속도를 기존의 절반 수준인 15분으로 단축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7일 최남순·홍승범 교수 공동 연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리튬이온 이동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해질 용매 '아이소부티로니트릴'(isoBN)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액체전해질로 구성된다. 기존에는 주로 에틸렌 카보네이트(EC)가 전해질 용매로 쓰였는데, EC는 높은 점성과 강한 용매화로 인해 고속충전을 할 때 리튬이온의 원활한 이동을 방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리튬 이온이 전해질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음극 계면층(배터리 제조 후 최초 충전 시 음극재 표면에 생기는 고체막) 위에 금속 리튬이 전착 돼 배터리 수명을 줄이고, 화재 위험성을 높이는 단점도 있었다. 리튬 전착은 리튬 이온이 흑연 층상구조로 삽입되지 못하고 표면에 금속 형태로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리튬이온과 약한 결합을 하는 ‘isoBN 용매’를 도입해 용매화 구조를 조절하고 음극 계면층 형성을 최적화함으로써 리튬이온 이동성을 높였다. 새로운 시스템을 활용하면 기존 EC 전해질 대비 점성은 55% 낮출 수 있으며, 이온전도도는 54%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고속 충전 시간도 기존 30분에서 15분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연구팀은 “300차례 충·방전한 결과 리튬 전착 없이 94.2%의 리튬 용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은 추후 전기차는 물론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드론, 우주 항공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1일 자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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