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 위에서 스스로 조립되는 분자를 활용해 차세대 태양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봉수 화학과 교수와 김동석·김진영 탄소중립대학원 교수, 이경구 군산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높일 자가조립 정공수송층 물질을 새로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케미’에 최근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소재와 공정비용이 저렴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받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이 전지에 들어가는 자가조립단층(SAM)은 햇빛을 받아 전기 입자를 만들어 전극으로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는 기판 위에서 스스로 조립되는 분자를 통해 제조되며 이것이 태양전지의 공정비용을 낮추는 비결 중 하나다.
연구팀은 기존 분자보다 더 효율적인 분자(MeS-4PACz)를 설계했다. 이 물질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SAM보다 13% 이상 효율이 개선된 25.16%의 광전 변환 효율을 기록했다. 태양전지 출력과 장기안정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히스테리시스 값도 월등히 개선됐고 광안정성도 좋아져 500시간 동안 강력한 태양광에 노출하는 실험에서도 초기 효율의 93%를 유지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반면 기존 분자를 적용한 태양전지는 500시간 후 효율이 20% 이상 감소했다.
김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장점인 저렴한 공정 비용을 극대화하면서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잡았다”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시장 진입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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