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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덕후'만 찾던 엔비디아 GTC, 'AI 슈퍼볼' 됐다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1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 기조연설이 개최된 미 산호세 SAP센터.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GTC는 AI계의 우드스탁이 아닌 슈퍼볼”이라며 “유일한 차이점은 이 슈퍼볼에서는 모두가 승자라는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18일(현지 시간) GTC 2025 키노트 현장을 가득 채운 1만7000여 명의 인파. 사진제공=엔비디아




황 CEO의 눈앞을 가득 채운 1만7000여 명의 참관객들이 환호성을 터뜨렸음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스하키팀 산호세 샤크스 홈구장인 SAP센터는 이번 시즌 샤크스가 리그 32개 팀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만석을 채우기 힘든 실정이었으나, 이날은 황 CEO의 키노트를 눈 앞에서 보기 위해 찾은 인파로 입장에만 1시간여가 소요될 정도로 붐볐다.

키노트가 개최된 SAP센터와 본격적인 전시와 세션이 진행되는 산호세컨벤션센터(SJCC)는 도보로 20여분 거리다. ‘실리콘밸리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지닌 산호세는 미국 내에서도 개발자만 가득한 ‘재미 없는 도시’로 유명하다. 다운타운은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공동화로 치안마저 위태롭다.

하지만 이날은 키노트 직후 SAP센터에서 빠져나온 인파가 다운타운을 가득 메우며 축제와도 같은 ‘행진대열’을 이뤘다. 경찰 또한 전 다운타운의 교통을 통제하며 이에 호응했다. 산호세컨벤션센터와 인근 호텔가의 중심에 위치한 지역 공원은 ‘GTC 파크’로 변모해 행사가 열리는 일주일 간 참가자를 위한 휴식·식사 공간으로 활용된다.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명절’이 아닌 평일에는 노숙자 쉼터에 가깝던 곳이 환골탈태한 것이다.

평소 노숙자로 가득하던 산호세 다운타운 중심가 공원은 ‘GTC 파크’로 변모해 인파로 가득찼다. 윤민혁 기자




“GTC에 더 많은 사람을 불러모으기 위해서는 산호세를 성장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황 CEO의 농담이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았다. 불안한 치안과 시내 공동화에 고심이던 지역사회는 환호 중이다. 맷 마한 산호세 시장은 “지역 레스토랑과 커피숍은 행사 기간 며칠간 한 달 임대료를 모두 벌 수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군중의 열기로 산호세 호텔 가격은 1박 2500달러까지 치솟았고 도시 전체가 엔비디아 색상으로 장식됐다”며 “내년 슈퍼볼과 월드컵을 개최하는 산호세가 인파를 처리하는 시험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09년 시작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테크 컨퍼런스’ GTC가 불과 몇해전까지만 해도 게이머와 일부 개발자들만의 잔치였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격세지감이다. 사실 GTC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신형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공개되는 행사로만 알려져 있었다. 챗GPT 등장 직후인 2023년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도 ‘스타디움 키노트’는 상상조차 힘들었다. 당시 키노트에서 젠슨 황 CEO는 본사 내에서 신제품을 1시간여 소개하는 데 그쳤다.

이제 GTC에는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1000달러를 가볍게 상회하는 참가비에도 올해 GTC에 등록한 오프라인 참가자는 2만5000명을 넘어선다. 온라인 참가자는 30만 명에 달한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기술 세션은 1200여 개, 연사는 2000여 명, 전시에 참여하는 기업만 400여 개다. 뉴욕타임스(NYT)는 “2009년 첫 GTC는 수십명의 학자들이 모인 일종의 과학박람회였다”며 “이제 수만명의 군중이 ‘AI 예수’라는 별명을 지닌 젠슨 황의 연설을 듣기 위해 하키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도시를 봉쇄시킨다”고 썼다.

GTC 2025가 개최된 산호세컨벤션센터 내부를 오가는 인파.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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