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 업계가 저금리·저출생에 따른 영업 환경 변화와 부실 보험사 정리 지연에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빠른 인수합병(M&A)과 부실 업체 솎아내기, 철수를 원하는 외국계 보험사 처리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M&A 시장에 나와 있는 보험사는 MG손해보험·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최소 7곳에 달한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2023년 기준 세계 10대 보험시장 가운데 수입 보험료가 줄어든 곳은 한국(-3.2%)뿐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고 생명보험사의 젖줄이던 종신보험의 인기는 사그라들고 있다.
특히 구조적 경기 침체에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은 자산을 장기로 굴리는 보험사에 치명타다. 지급여력비율(K-ICS)이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밑도는 보험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7곳으로 전체의 13.2%다. 이런데도 동양·ABL생명의 새 주인(우리금융) 맞기와 MG손보와 KDB생명 같은 부실사 구조조정은 늦어지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M&A로 보험사를 합치고 대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보험사 외에 금융권 전반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부실 저축은행인 상상인에 적기시정조치(경영 개선 권고)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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