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를 뛰어넘는 추론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딥’을 선보인 배경훈(사진) LG AI연구원장이 올 상반기 내 추론과 일반 모델을 통합한 ‘엑사원 4.0’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픈AI가 통합 모델로 선보일 GPT-5에 발맞춰 글로벌 AI 업체들과 경쟁하겠다는 각오다. 배 원장은 나아가 엑사원을 한국의 ‘소버린(주권) AI’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배 원장은 1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 현장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오픈AI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5~6월 중 추론·일반 모델을 통합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LG도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통합 모델 엑사원 4.0을 내놓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GPT-4.5를 공개하며 마지막 일반 모델이 될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추론 모델에 o 시리즈 등 기존과 다른 이름이 붙으며 모델 파편화가 이뤄지고, 사용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합 모델은 AI가 스스로 추론의 필요성을 판단해 최적 자원 투입으로 최적의 결과를 제공하는 형태다.
LG AI연구원은 이번 GTC 2025에서 첫 추론모델 엑사원 딥을 공개했다. 엑사원 딥은 첫 국산 추론 AI이기도 하다. 매개변수(파라미터)가 320억개로 중국 딥시크 R1의 6710억 개 대비 21분의 1 수준에 불과하나 대등하거나 더 높은 성능지표를 보여 주목 받았다. 나아가 차기 모델을 수개월 내 선보이고 글로벌 유수의 AI와 경쟁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친 것이다.
배 원장은 “엑사원 3.0에서 3.5를 내놓는 데 4개월이 걸렸으나 이번 추론 모델 공개까지는 불과 42일이 소요됐다”며 “AI 데이터 생성과 평가 플랫폼을 내부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해법’을 찾아 성능을 크게 끌어 올리고 개발 주기 또한 가속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엑사원은 LG그룹 내부에서 주로 사용 중이다. 소수 기업간거래(B2B) 수요가 있으나 일반 소비자 대상(B2C) 서비스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 엑사원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성능에서 자신감을 확보한 만큼 AI 트렌드를 이끄는 개발자 중심으로 입소문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배 원장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바이오와 소재 분야에서 제약회사 등 해외 기업 10여곳과 협력하고 있다"며 “B2C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진 않지만 개발자와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이번 GTC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성능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규모의 확장과 지속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엑사원 딥은 엔비디아 전 세대 AI 가속기인 H100 512장으로만 만들어졌다. 배 원장은 “딥시크 R1 성능을 모두 뛰어넘기 위해서는 현재 320억 개인 매개변수를 2100억 개 정도로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금 한국에 도입 중인 H200 2000장 정도가 필요하다”며 “엑사원을 한국 대표 소버린(주권) AI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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