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향한 그의 몸부림은 그야말로 ‘필사적’이다. 그토록 바라온 빅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유틸리티맨 배지환(25) 이야기다.
배지환은 20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의 샬럿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시범경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2개를 뽑아내며 4타석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볼넷 1개를 기록했다. 올해 시범경기 타율을 0.444(36타수 16안타)로 높인 배지환은 개막 로스터 진입을 위한 마지막 안간힘을 짜내고 있다.
배지환은 경북고 시절 공격·수비·주루를 모두 갖춘 유격수로 당시 서울고의 강백호(kt)와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다툰 대형 유망주였다. 2017년 애틀랜타와 3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맺었지만 애틀랜타가 국제 스카우트 계약 규정을 위반해 계약이 무효 처리됐다. 무적 신분이 된 배지환은 한국에 들어와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등 새 팀을 찾아다니다가 2018년 3월 피츠버그와 계약금 125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다시 미국으로 갔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인 배지환은 2022년 9월 빅리그로 콜업되면서 역대 26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데뷔했다. 2023년에는 꿈에 그리던 개막전 로스터에 진입해 시즌을 시작했고 111경기 타율 0.231,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 0.608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2024시즌에는 29경기에서 타율 0.189, OPS 0.463에 그치며 메이저리그에서의 세 번째 시즌을 마쳤다.
현재 피츠버그의 외야진은 브라이언 레이놀즈와 오닐 크루즈, 토미 팸으로 주전 구성을 마쳤다. 배지환은 팀의 네 번째 외야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닉 솔락과 브라이스 존슨 등 배지환의 경쟁자로 꼽히던 선수들이 마이너리그행을 통보 받으며 빅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 높아진 상태지만 아직 자리에 대한 확실한 보장은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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