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택시 호출을 위해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직장인 A씨는 첫 화면을 보고 당황했다. A씨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로고가 큼지막하게 떠 순간 잘못된 줄 알았다”며 “알고보니 광고였다”고 말했다.
‘국민 플랫폼’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네이버(NAVER)와 카카오가 이례적으로 앱 홍보에서 손을 맞잡았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플랫폼을 통한 앱 전면 광고를 실행하고 있다. 앱 첫 화면을 지난 후 메인화면에서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배너 광고가 가장 눈에 띄는 위치를 차지했다.
단순 광고 게재 수준의 협업이긴 하지만 국내 플랫폼 맞수인 두 회사가 신규 서비스 홍보를 위해 상대 플랫폼을 활용한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하는 대행사가 매체 전략에 따라 실행한 것”이라며 “마케팅 효과가 높은 채널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계열의 신규 서비스는 주로 네이버 자체 플랫폼에서 홍보해왔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경우 국내 50조 원 규모의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야심작인 만큼 외연 확대 차원에서 타깃층이 겹치는 외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T는 국내를 대표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주 소비층은 택시나 대리운전 등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도심 내 20~40대 직장인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노리는 소비자층과 같다. 특히 앱 내 결제를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 결제 고관여층인 만큼 이용자를 끌어들이면 실제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쇼핑 기술을 반영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출시 8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앱 출시일이었던 12일 1만여 건이었던 신규 설치 건수는 17일에 14만 8000건까지 치솟았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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