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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兆 단위 매출 기대”…3년 만에 러시아 노크하는 LG전자

박형세 사장 "진출 기회 생길 것" 기대

22% 성장률 구가…조 단위 매출 가능

“中 공급망 활용해 中 추격 따돌릴 것”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사장).사진=LG전자




LG전자(066570)가 전쟁으로 사업을 중단했던 러시아 가전 시장에 대한 재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검토하자 잃었던 거대 시장을 다시 찾으려는 것이다.

LG전자에서 TV 사업 등을 이끄는 박형세 MS사업본부장(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러시아에서 오래 사업을 못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으로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다시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면서 “이는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러시아 시장을 노리는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군비 절감 등을 이유로 종전 논의에 불씨를 당겼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 회담이 파행을 빚는 등 한때 종전 논의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양국은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고위급 회담 후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미국 정부는 종전 논의에 발맞춰 제재 해제가 가능한 러시아 기업 및 개인에 대한 리스트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2022년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하기 전까지만 해도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다. 전쟁 직전인 2021년 러시아 지역 매출은 2조 335억 원으로 2019년(1조 6340억 원) 대비 24.4% 성장했다. 하지만 2022년 판매를 중단하면서 매출은 1조 3883억 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결국 2023년 가전 생산 공장을 닫고 러시아로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시장이 다시 열리면 러시아는 LG전자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단숨에 추가할 수 있는 시장으로 거론된다.

LG전자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원가경쟁력를 높이는 전략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박 사장은 “중국의 공급망 체인이 과거와 달리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며 “제품의 원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TV 부품의 중국 공급망 확대를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그는 점유율이 줄고 있는 대형 TV와 관련해 “지난해 최대 98형 제품까지 출시했는데 올 해 100인치 이상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크기가 큰 게 능사는 아니어서 어떤 크기가 최적일 지 내부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지난해 75형 이상 제품 점유율은 15.1%로 2020년(19.8%) 대비 4.6%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기업들이 대형화에 유리한 미니 유기발광다이오드(LED) TV를 통해 대형 시장을 가져가고 있어서다. LG전자는 중국에 대응해 11년 만에 내놓을 100인치 이상 제품도 LCD 백라이트를 기반으로 한 QNED TV다.

박 사장은 “올 해는 보다 다양한 폼팩터의 제품 라인업과 한층 강화된 인공지능(AI) 모델을 기반으로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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