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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친분 있는 코번트리…韓 스포츠외교 봄날 오나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IOC 위원장 탄생

유승민과 선수위원 기간 4년 겹쳐

올림픽金·女스포츠 관심도 공통점

복수 한국인 위원 선출 기대감 속

2036 올림픽 유치에도 '긍정적'

커스티 코번트리(왼쪽)가 21일(한국 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새 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토마스 바흐 현 위원장의 안내로 당선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09년 로마세계수영선수권에서 여자 200m 배영 세계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깨무는 커스티 코번트리(왼쪽)와 현재의 코번트리. 로이터연합뉴스


1980년대 초반 태생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같은 기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활동까지. 새 IOC 위원장 커스티 코번트리(42·짐바브웨)와 유승민(43) 대한체육회장은 공통점이 많다. 현재 한 명뿐인 한국인 IOC 위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2036년 올림픽 유치 활동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만하다는 평가다.

21일(한국 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코번트리는 제10대 IOC 위원장에 선출됐다. 6월 부임부터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 4년 연장도 가능하다. 12년간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일하는 것이다. 1894년 초대 위원장인 디미트리오스 비켈라스(그리스)가 선출된 이후 130여 년의 역사에서 여성 IOC 위원장은 코번트리가 처음이다. 그는 첫 아프리카 출신 IOC 위원장이기도 하다.

1차 투표에서 코번트리는 전체 97표 가운데 과반인 49표를 정확하게 얻어 2차로 갈 것도 없이 당선을 확정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스페인) IOC 부위원장이 28표, 서배스천 코(영국)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코번트리는 이들을 포함해 다비드 라파르티앙(프랑스) 국제사이클연맹 회장, 와타나베 모리나리(일본) 국제체조연맹 회장, 요한 엘리아쉬(스웨덴)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 회장, 파이살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까지 6명을 넉넉히 제쳤다. 후보 중에서도 여성은 코번트리가 유일했다.

그는 2004 아테네 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200m와 2008 베이징 올림픽 같은 종목 금메달을 딴 올림픽 챔피언 출신이다. 올림픽 메달만 7개(금 2, 은 4, 동 1). 2012 런던 올림픽 기간에 IOC 선수위원에 당선돼 체육 행정에 진출했고 2023년에는 IOC 집행위원에 올라 2032 브리즈번 올림픽 조정위도 이끌어왔다. 2016년 선수위원에 뽑힌 유 회장은 2020년에 선수위원 임기를 마친 코번트리와 약 4년간 활동을 함께했다. 짐바브웨가 동·하계 올림픽에서 따낸 역대 8개 메달 가운데 7개를 책임진 ‘짐바브웨의 올림픽 영웅’ 코번트리는 자국의 체육부 장관도 지냈다.

2013년부터 일한 토마스 바흐 현 위원장이 막후에서 코번트리를 지원했다. 역대 최다인 7명의 후보가 출마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코번트리는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코 육상연맹 회장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처음 위원장직을 맡는 시점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코번트리는 “(저의 당선은) IOC가 진정한 글로벌화와 다양성에 대한 개방에 나서야 한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라며 “투표 결과 자체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 유리천장은 오늘 산산조각났다. 롤모델로서의 책임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여성 스포츠 보호 등 양성평등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온 코번트리처럼 유 회장도 여성 스포츠와 여성 인재 중용에 적극적이다. 1월 당선 뒤 경남 함안에서 훈련 중인 여자축구 선수들을 찾아가 격려하는가 하면 체육회 역사상 처음으로 사무총장에 여성을 발탁했다.

유 회장은 “여성 최초의 IOC 위원장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누구보다도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공정하고 포용적인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 온 리더다. 앞으로도 IOC가 세계 스포츠 발전을 이끌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당선인과는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사이다. 앞으로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조해 국제 스포츠계에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회장이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더 자연스러워졌다. 현재 한국인 IOC 위원은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유일하다. 유 회장은 다음 달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를 찾아 일찌감치 잡아 놓았던 바흐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을 소화한다. 2036 전북 하계올림픽 유치 의지를 전하기 위함이다.

IOC 문화·올림픽유산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코번트리의 당선으로 IOC 내 바흐의 입김은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현재 IOC 전체 위원의 60% 이상이 바흐가 앉힌 인물”이라며 “올림픽개최지선정위(FHC)가 주도하는 기존의 개최지 선정 방식을 선호하되 선정 시기는 빨라질 수 있다. 스폰서십 유치가 당면 과제이기에 글로벌 대기업 확보가 용이한 국가·도시에 올림픽 개최지로서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함께 사진을 찍은 유승민(왼쪽) 대한체육회장과 커스티 코번트리(〃 세 번째). 사진 제공=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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