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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납세액 대응 실기…싸우다가 논란 자초

[ETF 치킨게임]

美배당 ETF 한달새 1200억 유출

운용업계 안일한 대처가 화 키워

이미지투데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속도로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들은 과도한 경쟁으로 결속력이 약해졌다는 쓴소리를 듣는다. 연달아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에 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실정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주식 배당 상품인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서는 995억 원의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95억 원)’ ‘ACE 미국배당다우존스(-92억 원)’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24억 원)’ 등 다른 미국 주식 배당형 ETF에서도 줄줄이 자금이 빠져나갔다. 올해부터 ‘선(先) 환급, 후(後) 원천징수’ 방식의 펀드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가 개편됨에 따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퇴직연금 등 절세 계좌 내 배당금 과세 이연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운용 업계의 대응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납세액 공제 제도는 정부가 지난 2021년 납세 편의를 제고한다는 목적하에 개편했고 예전부터 올해 시행이 예고된 바 있다. 그럼에도 업계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탓에 의견 취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위해 증권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며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 초 폐지된 해외 주식 토털리턴형(TR) ETF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운용사 간 정보 교류는 물론 만남조차도 꺼리는 상황”이라며 “사전 안내 없이 제도 개편을 맞닥뜨린 투자자들만 피해를 본 꼴”이라고 설명했다.

갈수록 격화하는 운용사 간 ETF 경쟁 속에 업계의 한목소리는 찾기 힘들어졌다. 한 중소형 운용사 ETF 운용역은 “거래소가 인력난과 상품 다양성 부족 등을 이유로 ETF 상장 수를 제한하고 있다”며 “취지는 공감하지만 명확한 규정이 없는 탓에 운용사 간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대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대응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TF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상장’의 전권을 갖고 있는 거래소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운용사 간 협력이 필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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