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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연준 달러 공급 능력 마저 의심…'트럼프 불신론' 확산

연준 '달러 스와프' 중단 대비 나선 유로존

중단 가능성 적지만 트럼프 불신 갈수록 커져

유럽중앙은행(ECB). AFP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달러 유동성 지원 약속에 의구심을 보이는 인사들이 생겼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영향으로, 트럼프 2기에서도 연준의 독립성 위기가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이터는 22일(현지 시간) ECB와 유럽연합(EU) 금융감독당국이 연준이 시장 불안 시에도 기존처럼 달러를 공급하지 않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신 때문에 리스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이런 논의는 유럽 내 일부 포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에 달러 유동성 지원 합의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연준은 ECB 등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과 위기 시 달러를 지원하는 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달러 유동성 부족은 커다란 금융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연준의 스와프는 자금 조달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는 중요한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로이터는 유럽 내 확산된 우려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 실제로 올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EU간 관계는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두둔하며 유로존을 비난을 산 데다, EU를 상대로 ‘무역 남용국’이라고 지목하는 등 관세 칼날을 겨누고 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20일 유럽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연준과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연준의 자율성에 대한 유럽 내 일부의 불안감을 잠재우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유로존의 주요 당국자들의 연준의 스와프 중단 가능성을 ‘극히 낮은 시나리오’로 판단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한 관계자는 “만약 연준이 유동성 지원을 끊는다면 이는 전 세계 금융시장과 달러의 위상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고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ECB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 자금 조달의 약 17%가 달러화로 구성돼 있어 단기적인 달러 공급 차단은 유럽 금융 시스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트럼프의 금리 인하 요구가 수위를 높일 경우 트럼프 1기에서 보였던 ‘연준 흔들기’ 정책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한국은행으로서는 추가 금리 인하 시점 결정 등 정책 운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9일(현지 시간) "무역 정책에 따른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크다"며 "성급하게 정책 기조를 정하지 않고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면서 통화정책 신중론을 재차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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