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외환시장은 각종 대내외 리스크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의 대미 투자 기대감에 큰 변동성 없이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9원 내린 1466.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7거래일 만의 하락 마감으로, 전날만 해도 환율은 장중에만 1470원을 넘겼다. 이날은 1467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1462.2원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달러화는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여전히 강세다. 그러나 전날 현대차그룹의 대미 31조 원 투자 계획에 증시도 기지개를 켜며 원화도 약세 압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 투자를 두고 "미국에서 관세를 낼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화답하는 등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한 양국 간 대화가 급물살을 탈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8.13포인트(1.08%) 상승한 2643.9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74억 원, 2609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날 글로벌 강달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고 등 환율 상승이 요인이 더 컸다”면서도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관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에 외환 시장도 반응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는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밖에도 수급적인 요인이 환율 상승 압력을 희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말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환율 고점 인식에 달러 매도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이 연구원은 “보통 외환시장은 정치적 사건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한국 경제에 영향을 끼친다고 시장이 받아들일 경우 원화 약세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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