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017670) 사장이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엔비디아 H 시리즈 후속 제품인 블랙웰을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26일 밝혔다.
유 사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GPU 도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 “H200보다는 블랙웰 효율이 더 높은 것 같아 수요에 대응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랙웰 GPU 도입 시기로는 올해 2∼3분기로 내다봤다.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 센터 입찰에 대해선 “취지는 다 공감하지만 여러 가지 복잡한 조건들이 있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협의 사항 등이 무난하게 풀리면 다양한 방법으로 국가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라도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에 통신 회사로서 기여할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을 이유로 통신 3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140억 원을 부과한 데 대해 “행정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며 과징금 관련해서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에서 유 사장은 2024년 재무 실적 및 사업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하고 AI 공급자로서 구체적으로 ‘AI성과창출’ 방법을 정리한 ‘AI피라미드2.0’전략과 이를 뒷받침 하는 구체적인 사업 현황과 비전을 상세히 설명했다. 기존 피라미드 전략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질적인 AI 성과 창출에 최적화된 ‘AI피라미드 2.0’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영역에서 SKT는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GPU as a Service)서비스 △소규모 모듈러(Modular) AI DC △단일 고객 전용(Dedicated) AI DC △하이퍼스케일급 AI DC 등 총 4대 사업 모델로 세분화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GPUaaS 서비스 경쟁력 확보 방안을 묻는 주주 질의에 대해 유 사장은 “우리나라 B2B(기업간거래) 환경이 아시다시피 자기 집안을 감싸는 형태가 있다”면서 “우리 성능과 가격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수주가) 안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SKT는 KT 최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이 발주한 대규모 GPUaaS 입찰에 참여했지만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등 경쟁사에 밀려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AI B2B영역에서는 기존 SKT의 AI기술을 활용한 엔터프라이즈AI와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는 AI클라우드에 이어 올해 출시가 예정된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통해 수익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2025년 SK텔레콤은 AI사업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AI로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고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T는 이날 열린 제 41기 주주총회에서 △2024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총 2명의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2024년 연결 재무제표는 전년 대비 각각 1.9%, 4.0% 성장한 연간 매출 17조9406억 원, 영업이익 1조8234억 원으로 승인됐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하게 연간 3540원으로 확정됐다.
SKT는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주주친화적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새로운 정관은 3월 26일부터 적용되며 이에 따라 SKT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분기 말일로부터 45일 이내 배당기준일과 배당금을 정하고 이를 2주 전에 공고하게 된다.
SKT는 김창보 변호사와 강동수 SK㈜ PM부문장을 각각 신임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김창보 신임 사외이사는 2000년도부터 법조인으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강동수 SK㈜ PM부문장은 통신, AI 사업 영역에서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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