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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행 철회…롤러코스터 타는 GRT

스팩과 합병 결렬되며 상장 무산

딥시크 테마 연계로도 주가 출렁

반년 새 상한가 3번인데 주가 제자리

실적 양호하지만 외부 변수로 불안

코스닥 상장사 GRT의 중국 본사 전경. 사진제공=GRT 홈페이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홍콩 소재 지주회사 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GRT)가 스팩(SPAC) 합병을 통한 나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본업은 순항 중이지만 자진 상장폐지 추진 후 철회, 나스닥 상장 무산, 딥시크 테마주 연계 등 각종 사업 외적인 요소로 주가가 요동치면서 투자자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밀 코팅 신소재 기업인 GRT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5% 내린 30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GRT는 이달 들어 외국인 집중 순매도가 나타나면서 불과 한 달 만에 주가가 4275원에서 30%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1월 말까지만 해도 88%를 넘었던 외국인 투자 비중도 80%로 하락했다. GRT는 포장 필름, 광학 보호 필름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다.





GRT는 26일 나스닥에 상장된 스팩 측으로부터 합병계약을 취소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21일 스팩 합병으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후 불과 반년 만에 무산된 셈이다. GRT는 당초 원주와 미국예탁주식(ADS) 전환 비율을 1대1로 886만 3000주를 발행하기로 했는데 스팩 측이 ADS 추가 발행을 요청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ADR을 추가로 발행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GRT 관계자는 “원안대로 스팩 거래를 진행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ADS 추가 발행과 관련해 기관 협의를 거친 결과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주 보호를 내세웠으나 불과 반년 만에 나스닥 상장 계획을 백지화하는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 GRT 주가는 나스닥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10월 22일 당시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5430원까지 올랐다가 불과 한 달 만에 3300원대까지 급락했다.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가 올해 1월 말에는 갑작스럽게 딥시크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성했다. 1년 전 중국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였으나 딥시크 거품이 꺼지면서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실적만 보면 장기 투자하고 싶어도 외부 변수가 너무 많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GRT는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25억 9800만 위안(약 5240억 원)으로 전기 대비 15% 증가했다. 반기 영업이익도 3억 7100만 위안(약 750억 원) 수준으로 양호하다. 중국 전기차 성장과 맞물려 2차전지와 자동차 소재 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나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시가총액 2500억 원, 주가순자산비율(PBR) 0.29배 등 저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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