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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AI 제조업"…청년 사로 잡은 스마트공장

■경북 칠곡 자동차 부품 기업 가보니

스마트공장 도입에 청년 비율 32%

생산성·매출액 '쑥'…안전재해는 '뚝'

청년, AI 등 '미래형 기술'에 만족도 커

관련 예산 '반토막'…전문가 "지원 확대"

경북 칠곡에 있는 자동차부품기업 화신정공의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31살 김영범씨가 6축 다관절 로봇을 조작하고 있다.칠곡=박우인 기자




“저는 배우는 걸 좋아하는데 스마트공장에서는 로봇 프로그램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스마트공장이 되면 또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생길 것 같습니다.”

지난 24일 경북 칠곡에 있는 자동차부품기업 화신정공.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31살 김영범씨는 입사 후 11년 동안 근속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스마트공장을 꼽았다. 1만㎡ (3000평)의 광활한 스마트공장에서는 6축 다관절 로봇들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청년 근로자들이 제품의 최종 품질 검사에 집중했다. 고령층과 외국인 근로자들로 북적이는 전통 제조업 공장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회사는 증가하는 고객사의 요구수량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2016년 로봇을 도입하며 스마트공장을 시작했다. 효과는 놀라웠다. 무거운 금속 부품을 사람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면서 생기던 불량품이 줄고 생산성이 증대됐다. 노동환경이 좋아지면서 그간 구하기 힘들었던 양질의 청년들이 회사로 찾아왔다.

스마트공장 도입 전 3% 였던 화신정공의 2030 종업원 수는 10년이 지난 현재 32%(40명)까지 늘었다. 김효근 대표는 “로봇시스템을 2016년 구축하기 시작한 후 청년들이 전통 제조업 공장과 달리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공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고 평가했다.

경북 칠곡에 있는 자동차부품기업 화신정공의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기계를 조작하고 있다.사진제공=화신정공


청년층의 중소 제조업 기피 현상에 따른 일자리미스매치 현상에 대한 해법으로 스마트공장이 주목받고 있다. 체계화된 시스템과 쾌적한 근로환경으로 대변되는 스마트공장은 과거 소음과 먼지, 산업재해 등 ‘3D 업종’이라는 제조업의 인식 변화를 이끌고 있다. AI와 로봇 등을 활용해 자동화 및 디지털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공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기 중소기업의 생존에 필소 조건인 만큼 정부 지원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기정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구축을 완료한 기업 2만 44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산성과 매출액이 각각 33.6%, 12.7%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재해 부분도 12.8% 감소해 안전한 근무 환경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업체들이 청년 인력 이탈등 일자리 미스매치로 인한 생산성 약화 문제를 스마트공장으로 극복하고 있다. 정보통신(IT) 기술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청년층은 자동화와 로봇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배움의 기회를 얻고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어 만족감이 높다.

경북 칠곡에 있는 자동차부품기업 화신정공의 생산라인에 배치된 6축 다관절 로봇이 공정작업을 하고 있다.박우인 기자


경남 창원에서 자동차 모터를 생산하는 삼현은 2019년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다. 치열한 대기업 납품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생산라인부터 품질관리, 물류까지 전 라인을 디지털화하고 데이터화해 품질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유였다. 높은 기술 역량이 요구되면서 회사는 스마트공장 구축 후 청년 근로자가 80명까지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공장을 통해 생산성 증가, 품질 향상으로 작업자의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고 청년들은 고부가가치의 일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북 경주에서 자동차 엔진 부품 품질 검사 장비를 생산하는 텔스타는 2020년 청년들이 관심있어하는 AI를 활용하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후 청년이 일하고 싶은 공장으로 변신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충북 청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캠퍼스 창업 스프링보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영세한 중소 제조기업이 스마트공장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18년 조사한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비용은 평균 1억 5100만 원에 달했다. 현재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비용 부담은 훨씬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소벤치기업부의 지원 예산은 2021년 4376억 원에서 올해 2361억 원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해선 AI시스템까지 도입해야 해 예산확대가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시스템 도입 후 사후관리까지 신경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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