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공매도 재개와 다음 달 2일 미국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일주일 새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1000억 원 넘게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세를 보이며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국내 증시 변동성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0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28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가장 많았던 상장지수펀드(ETF)는 ‘곱버스(곱하기+인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200 지수 하락 시 두 배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해당 상품을 일주일(21일~28일) 새 1153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도 같은 기간 18억 원 어치 팔았다.
반면 주가가 상승할 때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 상품에는 매수세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200지수 상승시 2배 수익률을 내는 ‘KODEX 레버리지’를 626억 원 사들였다. 같은 방식으로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2313억 원 어치 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개인과는 다른 투자 흐름을 보였다. 각각 일주일 새 ‘KODEX 200선물인버스 2X’를 각각 316억 원, 844억 원 어치 사들이며 코스피 시장 하락장에 베팅했다.
이처럼 엇갈린 투심을 두고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이 개인보다 미국발(發) 관세 정책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자동차 관세 부과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북미) 내 생산 부분도 포함하고 있어 예상보다 강도 높은 조치로 해석 될 수 있다”며 “미국 외 지역 관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외국인들의 인버스 매수를 유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와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이미 시장에 선반영 돼 있다고 여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주에는 공매도 재개와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 등이 몰려 있는 만큼 단기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매도 재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단기적인 수급 노이즈에 그칠 것”이라며 “역설적으로 특정 업종에 투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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