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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인텔' 새 선장 립부 탄 "스타트업처럼 혁신… 18A 문제 없다"


인텔의 ‘구원투수’로 등판 한 립부 탄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14일만에 가진 데뷔 무대에서 ‘스타트업 정신’과 관료주의 타파를 강조하고 나섰다. ‘반도체 공룡’에 소비자 지향 문화를 이식해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설계·파운드리를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목적 지향으로 일신하겠다는 각오다.

립부 탄 인텔 신임 CEO. 사진제공=인텔




31일(현지 시간) 탄 CEO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인텔 비전 2025’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혁신은 인큐베이션에서 시작하지만 인텔은 큰 회사이기에 때론 새 아이디어가 성장할 여지를 막는다”며 “데이 원(Day 1) 스타트업처럼 일해 엔지니어에게 내부에서 혁신할 자유와 권한을 주겠다”고 밝혔다.

데이 원은 ‘첫날’이라는 뜻이지만 테크계에서는 마치 창업 첫날처럼 안주함을 피하고 기민하게 소비자 요구에 맞춰 움직이는 정신을 뜻한다. 탄 CEO는 “일하는 방식을 단순화하겠다. 작고 집중된 팀이 기민하게 혁신하며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일을 수없이 봤다”며 “관료주의는 혁신을 죽인다”고 강조했다. 탄 CEO는 지난해 인텔 이사회 내에서 관료주의 타파를 주창하다 당시 경영·이사진과 갈등을 빚고 회사를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지니어 중심 회사를 구축하며 그간 유출된 인재들을 재영입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최고급 인재라면 자신이 스스로 나서 영입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인텔은 수년간 인재를 잃어왔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최고의 인재를 유치해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관심이 있다면 내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달라. 내가 시간을 내겠다”고 말했다.

탄 CEO는 반도체 EDA(전자설계자동화) 업체인 케이던스를 장기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인물이다. EDA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로 칩 설계와 파운드리 간 가교 역할을 한다. 이에 탄 CEO는 반도체 업계 내에서 가장 ‘소비자 지향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인텔이 이사회를 박차고 나갔던 그를 CEO로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탄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인텔이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할 것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부임 첫날부터 고객사들과 시간을 보냈고 솔직한 피드백에서 인텔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이 분명했다”며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고 다시금 신뢰를 얻기 위해 약속은 적게 하고 결과는 더 좋게 낸다는 신념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극도로 솔직하게 대해달라. 가장 가혹한 피드백이 가장 가치 있다고 믿는다”며 “고객사가 어떤 EDA, IP를 사용하는지에 집중해 필요로 하는 성능과 수율을 최적화하겠다”고 했다.

인텔을 비롯한 종합반도체회사(IDM)는 파운드리가 내부 설계에 종속돼 있어 외부 기업들에게 불친절하다고 비판 받는다. 이는 삼성전자(005930) 또한 피할 수 없는 지적이다. 탄 CEO는 그간 인텔의 접근 방식이 내부 중심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소프트웨어 2.0’ 사고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인텔은 하드웨어를 설계한 뒤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나 세상이 변했다”며 “이를 뒤집어 해결하려는 문제와 작업부터 시작해 거슬러 올라가겠다”고 했다.

반도체 또한 목적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계·제작하겠다는 비전도 선보였다. 그는 “AI는 물론 로봇, 제조업 등 하드웨어에 대한 접근 방식이 재구성되는 만큼 특정 작업을 위한 맞춤형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며 “이미 지난 주말 3개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와 만나 차세대 솔루션 6개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도입 연기설이 흘러 나왔던 1.8나노(18A) 공정에 대해서도 차질 없이 하반기 양산에 돌입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탄 CEO는 “18A를 적용한 ‘팬서 레이크’ 중앙처리장치(CPU)는 하반기 대량 생산에 들어가 연내 출하될 것”이라며 “새로운 첫 번째 외부 테이프 아웃(설계가 파운드리로 넘어가는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0.34% 하락한 가운데 정규장에서 보합 마감했던 인텔은 서부시간 오후 4시 현재 시간외거래에서 0.57% 하락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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