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에너지가 배송·물류 플랫폼 자회사 굿스플로의 유상감자를 단행하며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주유소 정리 작업을 실시하면서 물류 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굿스플로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에너지는 100% 자회사인 굿스플로의 유상감자에 참여해 보유 지분 27만 6412주를 처분한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이는 총 보유 지분의 12%가량으로 처분가액은 100억 원 규모다.
SK에너지의 이번 조치는 SK가 그룹 차원으로 실시하고 있는 리밸런싱(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SK는 지난해부터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핵심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SK에너지는 현재 굿스플로 매각을 위해 시장가치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는 유상감자를 통해 굿스플로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는 한편 몸집을 줄여 원매자의 인수 부담을 낮췄다. 다만 SK에너지 측은 “유상감자는 매각과 관련 없이 굿스플로가 벌어들인 현금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2020년 자사의 공유 택배 플랫폼 줌마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굿스플로 지분 41%를 확보한 데 이어 2023년 지분을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SK에너지가 굿스플로 인수에 투입한 자금은 5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SK에너지는 당시 주요소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도심형 물류센터 사업 확장을 염두해 굿스플로를 인수했다. 그러나 물류 시장 상황이 나빠진 데다 구조조정을 위해 주유소 처분 작업에 나서면서 굿스플로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에너지는 굿스플로 영업권을 모두 손실 반영했다. SK에너지는 굿스플로 인수 당시 영업권을 458억 원으로 인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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