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예술을 선보여 두터운 마니아층을 구축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연중 프로젝트 ‘MMCA 다원예술’이 올해는 ‘숲’을 주제로 선택했다. 연극·무용·퍼포먼스·음악·설치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숲의 여러 양상을 다각도로 살피는 동시에 숲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촉구할 전망이다.
3일 미술관에 따르면 올해 다원예술 ‘숲’은 총 8개 팀이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약 8개월 간 ‘숲’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예술 작업을 선보인다. 프로그램은 5월부터 매월 작가 한 팀이 하나의 작업을 선보이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시작을 여는 시각예술가 임고은의 퍼포먼스·설치 작품인 ‘그림자-숲’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에세이 ‘월든’의 사유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소로가 180년 전 숲으로 들어가 고립과 성찰 속에 발견한 세계의 흔적들을 빛과 그림자의 풍경으로 변환시키는 작업이다. 독일 아방가르드 예술의 권위자인 하이나 괴벨스 역시 소로의 관찰적 태도와 일본 교토의 사찰 겐코안에서 영감을 받은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겐코-안’을 7월 중순부터 약 한 달 간 공연한다. 안무가 카티아 엥겔스와 아리 에르산디는 인도네시아 숲에서 24시간 동안 녹음한 소리를 활용해 세 명의 무용수가 움직임을 만들어 낸 ‘후탄(숲)’을 소개한다. 또 홍이현숙은 지하에 사는 오소리의 굴을 체험하는 경험을 통해 땅의 울림을 듣는 퍼포먼스 ‘오소리 A씨의 초대 2’를 준비했고, 곽소진은 야생 사슴이 인간 수를 초과하게 된 섬의 환경을 영상으로 포착한 ‘휘-판’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미술계와 교류를 촉진하고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다원예술 쇼케이스도 진행된다. 일본의 교토실험축제와 협력해 9월에는 서울관에서, 내년 10월에는 교토에서 신진 작가들의 쇼케이스가 열릴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올해 다원예술은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꾸는 인류세 시대에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비판적인 질문을 던지는 프로젝트”라며 “현대미술의 다양한 실험들로 관객들이 숲과 인간, 예술과 자연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사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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