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직격을 맞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납품 지연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출바우처 패스트트랙 지원, 관계부처 협력체계 구축 등 긴급 피해 지원책을 마련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관세청과 함께 3일 서울본부세관에서 '수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영주 중기부 장관과 이명구 관세청 차장 등 정부 관계자와 미국 관세 부과로 피해가 예상되는 수출 중소기업 6개사 대표가 참석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8일부터 가동한 '관세 애로 신고센터' 15곳에 접수된 피해 신고 사례는 80여건이며 이 가운데 실제 피해사례는 7건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에 소재한 중소기업 A사는 매년 70만 달러 규모의 산업용 펌프를 수출하고 있으나 아직 납품 물량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충남에 있는 중소기업 B사는 국내 대기업의 멕시코 현지법인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납품하기로 했지만, 납품이 무기한 연기됐다.
오 장관은 수출 중소기업의 관세 파고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중기부는 총 290억 원 규모의 '수출 바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달 초 공고하며 신청 후 1개월 내에 신속히 지원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한다. 기존 수출바우처 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두터워지는 추세에 맞춰 대체시장 발굴과 공급망 확보, 관세 분쟁 해결 등 수출 중소기업의 관세 대응에 특화했다는 게 중기부 측 설명이다.
한편 '수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수출 중소기업 대표들은 각종 애로 사항을 언급하면서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관세 대응에 특화한 전문 컨설팅 지원 등 정부의 지원정책 확대를 요구했다.
이순배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간담회 직후 "기업인들은 관세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 모르겠다는 점을 호소했다"며 "미국에 수출하는데 관세에 해당하는 품목인지, 정확한 HS코드(품목번호)가 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볼펜이라도 한국코드와 미국코드가 다르고 파생상품의 경우 관세가 부과된 품목 함량에 따라 관세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도 복잡하게 엮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기업인들은 관세 전쟁 리스크를 기회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이 정책관은 "그동안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등의 품목별 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가 중복되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오늘 발표를 보면 상호관세에는 품목별 관세가 제외됐다"며 "한 대표님은 미국 관세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말했다. 국가별 미국 상호관세율을 보면 베트남 46%, 태국 36%, 중국 34%, 대만 32%, 스위스 31%, 인도 26% 등이다.
이 정책관은 "중기부도 중장기적으로 대체 시장을 찾거나 수출시장을 다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며 "중소기업 수출액 1위 국가인 미국의 상위품목의 경우 경쟁국의 상호관세율에 따라 시장 공략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등을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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