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부실 규모도 확대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9월 말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이 시기 국내 금융권이 투자한 오피스, 호텔, 상가 등 해외 단일 사업장 규모는 34조 3000억 원으로 이 중 7.71%에 해당하는 2조 6400억 원어치 자산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 규모는 2023년 말 2조4100억 원, 지난해 3월 말 2조 5000억 원, 지난해 6월 말 2조 6100억 원에 이어 9월 말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자산 유형별로는 복합시설에서 1조 6000억 원의 EOD 사유가 발생했고 오피스(7700억 원), 주거용(2500억 원), 호텔(200억 원) 순이었다.
EOD는 이자나 원금 미지급이나 담보 가치 부족 등에 따라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금 전액을 손실보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 배분 순위에 따라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금감원은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을 전후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하면서 해외 부동산 시장 개선이 지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오피스 시장은 유연근무 확산 등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 공실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불황이 지속됐다. 다만, 당국은 오피스 투자 자산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의 손실 확대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손실 흡수 능력도 충분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9월 기준 55조 8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56조 3000억 원)으로 5000억 원이 감소했다. 총 잔액의 76.2%에 달하는 42조 5000억 원어치가 2030년에 만기를 맞는다. 올해 말까지는 12조 원(21.5%) 규모 만기가 도래한다.
대체투자 자산은 금융권별로 보험사가 30조 4000원(54.3%)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 12조 원(21.5%), 증권 7조 7000억 원(13.8%), 상호금융 3조 6000억 원(6.5%), 여신전문 2조 원(3.6%), 저축은행 1000억 원(0.2%) 순이었다. 지역별 투자 부동산은 북미가 34 조 1000억 원(61.1%)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유럽 10조 8000억원(19.4%), 아시아 3조 8000억원(6.8%)으로 각각 집계됐다.
금융 당국은 현재 진행 중인 금융회사의 해외 대체투자 업무 제도 개선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투자 관리 역량 확보 하에 해외 대체투자가 이뤄지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이 동향이 발생했거나 익스포져가 크고 손실률이 높은 사업장 등을중심으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지도하고 적정 손실 인식 등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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