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비상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국책금융기관인 IBK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자동차를 포함해 관세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본지 4월 4일자 9면 참조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주말 내 비상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KB금융은 경기 침체와 미국의 고율 관세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여신을 충분히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은행 역시 비상 관리 체제를 유지하면서 유동성을 점검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이날 그룹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계열사도 CEO 주재 회의를 각각 진행했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정책 영향에 환율 변동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외환과 자금시장 등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우리금융도 주요 임원들을 소집해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실제로 국내 금융사들의 경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장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주요 해외 거점에 미국이 46%의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KB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베트남 대 여신은 지난해 말 현재 80억 달러(약 11조 4860억 원)에 달한다. 신한은행 대출이 52억 7300만 달러로 가장 많다. 삼성전자 같은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에 발 맞춰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려왔는데 이들 업체의 수출길이 좁아지면 은행도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여신 중 상당 부분은 현지 리테일 업체에 나간 대출”이라면서 “관세 리스크에 대비해 대출 포토폴리오를 관리해왔다”고 했다.
국책금융기관은 기업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정책보증기관과 함께 자동차를 포함한 관세 피해 기업에 유동성 지원을 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도 기존에 운영 중인 기업지원펀드 규모를 확대해 관세 피해 기업을 돕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의 관계자는 “관세 피해 중기에 대한 지원 방안을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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