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22분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현직 대통령 파면이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즉각 조기 대선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4일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인의 전원 일치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주문을 낭독했다. 검사 출신 ‘0선 정치 신인’에서 단숨에 대통령직에 올랐던 윤 전 대통령의 시간은 1060일 만에 막을 내렸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국회와의 대립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경을 투입해 국회의 권한을 직접 방해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포고령 발령 등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지지층을 넘어 전체 국민의 통합을 이끌 책임이 있지만 피청구인은 특정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적 분열을 야기했다”며 “피청구인의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고 민주공화국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 중대한 헌법 질서 침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 및 절차적 하자 △국회에 대한 군경 투입 △계엄 포고령 발령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법조인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 등 국회 측이 제기한 탄핵소추 사유 5가지 모두 위헌·위법으로 결론 내렸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헌재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법치주의를 기초로 한 민주공화국이라는 점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현직 국가원수가 탄핵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헌재 선고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북한 동향과 군사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타깝지만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주셨다”며 “더 이상 헌정 파괴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가 국민과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충격에 휩싸인 대통령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대선은 두 달 뒤인 6월 3일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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