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했다. 미국의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과 환율 효과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6조 2650억 원, 374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 138.2% 증가한 잠정 실적을 7일 공시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이 예상한 전망치(810억 원)를 네 배 이상 웃돌았다.
업계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AMPC 혜택이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로 인한 물량 감소를 미국 정부가 주는 세제 혜택으로 상쇄했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AMPC 금액은 직전 분기보다 21% 증가한 4577억 원이다. 세제 혜택을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830억 원의 적자를 낸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AMPC 금액을 제외하고 6028억 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1분기에는 세제 혜택에 더해 주요 고객사로 납품하는 물량까지 늘어나며 이익 개선을 이뤄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완성차 제조사(OEM)로 가는 샘플들이 출하량에 반영되며 호실적의 기반이 됐다.
여기에 1분기에 1달러당 1400원대 후반으로 치솟은 환율 상승 효과(원화 약세)도 이익을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중국·인도네시아 등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싸진 달러와 유로화 등으로 거래된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면서 이익이 함께 개선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적인 실적 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은 굳건하나 주요 국가의 정책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단기적인 부침을 겪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맞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목표를 기존 30%에서 20% 수준으로 낮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의 위기를 제품과 품질 경쟁력 강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운영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생산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와의 세 번째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3기 인수를 공식화했고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ESS 제품의 생산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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