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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부장 세대교체, 크로스보더 딜 기회” 나우IB, 2550억 반도체 기업 인수 [시그널]

산은 숨은 조력자 금융·자문 지원

글로벌 M&A팀 가동, 인수금융도

선프로로시스템 로고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나우IB(293580)캐피탈이 2550억 원 규모 일본 반도체 기업 선프로로시스템(Sun Fluoro System)을 인수한 게 단적인 사례다. 이번 딜에서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숨은 조력자’로 나서면서 추가 크로스보더 딜 기대감도 커졌다는 평가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나우IB캐피탈은 선프로로시스템 지분 100%를 약 2550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 1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3월 일본 경제산업성의 해외직접투자 승인을 받았으며, 이날 최종 거래대금 지급을 완료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점은 이번 인수가 일본 기업 세대교체의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선프로로시스템은 창업자가 사망한 후 종업원들이 지분을 나눠 가졌는데, 이런 승계 문제가 있는 일본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우IB가 기존 네트워크를 통해 이러한 매물 정보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접촉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1992년 설립된 선프로로시스템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특수화학용품 보관용 ‘불소수지 라이닝 컨테이너’ 제작 분야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한국·대만·중국·미국 등 글로벌 반도체 생산국에 진출해 매출의 85%를 반도체 분야에서 올리고 있다. 불소수지 라이닝 기술은 화학소재·약품 저장탱크 내벽에 특수 표면처리를 함으로써 화학약품의 오염과 부식을 방지하고 고순도를 유지하는 핵심 기술이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고도화될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산은의 전략적 지원도 빛을 발했다. 산은은 인수합병(M&A) 컨설팅실 주도로 자문과 금융 주선을 지원했으며, 전환사채(CB) 300억 원 인수와 인수금융 제공에도 나서며 거래 성사의 숨은 공신 역할을 했다. M&A 컨설팅실 산하 글로벌 M&A팀도 가동됐다. 이 팀은 총 8명 규모로 서울에 4명, 홍콩 4명(정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크로스보더 딜 소싱 및 자문을 주력으로 한다.

그간 산은은 해외 우량 소부장 기업 인수를 위해 꾸준히 애써왔다. 자금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핵심 기술을 갖춘 해외 소부장 기업 인수에 꾸준한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딜 규모가 1000억~3000억 원대로 크지 않아 민간 IB 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시장 관심 부족과 상대국 규제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 과정으로 인해 크로스보더 딜이 실제 거래 성사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당국의 심사 절차가 까다롭고, 아직도 일부 일본 지역 정치권과 주주들은 한국 기업이 인수한다고 하면 거절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는 알짜 기업이 많은데 딜 클로징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어 이번 인수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나우IB의 선프로로시스템 인수는 한국과 일본 양국 투자자들이 함께 참여한 점도 특징이다. 양국 출자자가 합작 펀드를 조성했으며, 마루젠케미칼 등 일본 전략적투자자(SI)가 펀드의 약 40%를 책임졌다. 국내 반도체 소재기업 솔브레인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일본 내 소부장 기업들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인수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뿐 아니라 일본도 중견·중소 규모의 소부장 기업들이 승계 문제가 발생하며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추세”라며 “산은과 같은 정책 금융기관의 지원이 있다면 한국 기업들의 일본 소부장 기업 인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은은 그동안 한국 기업의 글로벌 M&A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 LG생활건강의 피지오겔(전 영국 GSK 보유) 인수와 코스닥 상장사 아이센스의 아가매트릭스 인수 자문 등 글로벌 M&A 실적을 꾸준히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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