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상호관세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현재 중단된 일본 제철의 US스틸 인수 건과 관련한 추가 검토를 담당 조직에 지시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당거래를 차단했던 결정를 되돌릴 가능성을 여는 조치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이 문제에 대한 추가 조치가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하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토에 대한 보고서를 45일 내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검토 결과는 내용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제출의 US스틸 인수 불허 결정을 완화하는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조치를 뒤집을 수 있다는 신호는 이에 앞서 관련 재판과정도 나온 바 있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국가 안보와 매우 중요한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불허하자 인수 계획을 심사한 CFIUS를 상대로 불허 명령 무효화와 재심사 청구 소송을 미 연방 항소법원에 제기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 소송과 관련한 일정에서 변론기한을 연장하고 변론 일정도 늦춰달라고 최근 요청한 바 있다. 법무부는 “변론 기일을 늦춰 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거래와 관련해 기업들과 진행 중인 논의를 완료해 본안 소송에서 법원의 판단 필요성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업들과 인수 관련 협의를 좀 더 진행해본안 소송까지 갈 필요가 없게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이 일본과 상호관세 협상을 시작했다고 알린 이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약 25분간 통화하며 각자의 입장을 밝히고, 후속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시바 총리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한 뒤 “전 세계 각국이 우리와 소통하고 있다”며 “강경하지만 공정한 기준이 설정되고 있다”고 적었다.
미국 외신들은 이달 초 일본제철이 인수계약을 완료할 수 있게 되면 US스틸에 추가로 7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주 전에 일본제철과 또다른 US스틸의 인수 희망자인 행동주의 펀드 안코라홀딩스와 연이어 면담한 바 있다.
이마이 다다시 일본제철 사장은 이에 앞서 “내 견해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지분 참여를 포함한 투자를 통해 미국 철강산업과 제조업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미국 행정부와 우리의 상호 이해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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