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조원 빅딜'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해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기업가치가 상향됐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5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올렸다. 유안타증권도 GSK로의 기술수출을 반영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6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올렸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5만 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을 다국적제약사인 GSK에 수출했다. 계약금,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를 합쳐 모두 약 4조1000억원 규모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규모 중 두 번째로 크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관련 기술 및 노하우 등의 이전을, GSK는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제조, 상업화를 담당한다.
그랩바디-B는 뇌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일종의 막인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물질이다. 지금껏 많은 제약사들이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BBB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개발에 실패한 바 있다. BBB는 유해한 물질이 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약물 전달도 막아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장애물이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GSK는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그랩바디-B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데 대해 “GSK와의 기술이전 계약 총액 4조 1000억원의 25%만 반영했다”며 “이번 계약에서는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등의 타겟은 제외돼 향후 관련 타겟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 이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는 빅파마가 전략적으로 투자 확대 중인 중추신경계(CNS) 플랫폼 연구개발 분야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GSK는 최근 몇 년간 중추신경계(CNS) 질환 분야에 투자해왔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전날 간담회에서 “GSK와 4조 원대 계약은 시리즈 영화 1편에 불과하다"며 "계약 발표 이후 다른 빅파마와 기술수출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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