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 간 유예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5% 이상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양 시장에서 8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코스피지수는 127.40포인트(5.55%) 오른 2421.10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101.4포인트(4.42%) 오른 2395.13로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장중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들이 10거래일 만에 순매수 기조로 돌아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 전날까지 9거래일 간 총 10조 2555억 원을 던졌다. 기관도 이날 1899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반면 개인은 4697억 원어치를 던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6분께는 코스피200선물이 5% 이상 급등하며 유가증권시장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지난해 8월 6일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34.57포인트(5.37%) 오른 677.96을 가리키고 있다. 26.73포인트(4.15%) 오른 670.12 출발한 코스닥 지수도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 321억 원, 597억 원을 순매수 중이며 개인은 909억 원 팔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날 10시 46분께 코스닥150 선물(최근 원물)이 6% 이상 급등하고, 코스닥150 지수가 3% 이상 상승한 후 1분간 지속되면서 8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주식 시장의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유예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상호 관세를 90일 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반등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 이상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유예한 것은 국채 시장이 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채 시장의 반응 때문에 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난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 국채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면서 “내가 어젯밤에 보니까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가운데 국채 투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인정한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이 어떤식으로 진행되는지도 중요할 것”이라며 “이날 밤 예정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분기 빅테크 실적 등을 소화해가면서 지수가 반등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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