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역대 최대 규모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외 증권 투자 등으로 소득이 지출보다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4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여윳돈인 순자금 운용 규모는 215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60조 5000억 원)의 1.3 배로 2009년 해당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기록이다. 직전 최대치는 2020년 기록한 206조 6000억 원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으로 해석된다.
가계 여웃돈이 덩치를 불린 건 소득이 지출보다 크게 늘었고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신규 아파트 입주의 경우 가계 자금이 건설사 등 기업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가계 여웃돈 증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반면 기성 아파트 거래는 가계간 자금 흐름으로 파악된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부문의 지난해 자금 운용 규모는 266조 1000억 원이다. 해외 주식 및 채권 투자 확대 영향에 전년(194조 8000억 원) 대비 늘었다. 자금 조달 규모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에 기인해 같은 기간 34조 3000억 원에서 50조 6000억 원으로 그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일반 정부의 순자금 조달(수입-지출) 규모는 38조 9000억 원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더 크게 증가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는 얘기다. 이는 2023년 17조 원에 비해 두 배 넘게 확대된 것이다. 직전 최대치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48조 7000억 원)이다.
아울러 기업 부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65조 5000억 원으로 전년(109조 4000억 원) 대비 축소됐다. 경기 악화 및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투자를 줄인 영향이다. 한은은 "법인세 감소 등의 환경에서 지난해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크게 늘며 자금 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90.1%로 5분기 연속 하락 추세다. 같은 기간 기업 부채 비중은 110.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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