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매각한 부실채권(NPL) 규모가 8조 3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등으로 NPL 대부분이 기업여신에서 발생한 만큼 구조적인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다.
10일 삼정KPMG가 발표한 ‘NPL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NPL 규모는 14조 5000억 원(신용카드 부문 제외)으로 2022년 말(10조 1000억 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이 11조 7000억 원으로 1년 만에 30% 늘어난 가운데 가계여신도 2조 6000억 원으로 13% 증가한 영향이다.
국내 은행들은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2023년부터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했고, 지난해 연간 매각 규모만 8조 3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였다.
삼정KPMG는 올해도 NPL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와 수출 둔화, 높은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지속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NPL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전업사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으나 금리 인하 기대와 자금 조달 환경 개선 등으로 우호적이다.
김정환 삼정KPMG 전무는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무역 갈등 심화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야기해 국내 기업과 비은행권의 연체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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