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빌리티 기업들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유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며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까닭이다. 올해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역대 최대인 1850만 명으로 설정하고 공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모빌리티 업계도 동반 수혜가 전망된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쏘카(403550)는 최근 제주 지역에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를 론칭했다. 운전이 어려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차량을 대여하면 전문 기사까지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쏘카가 제안하는 제주 주요 지역별 대표 스팟 또는 고객이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케이케이데이(Kkday) 등 여행 플랫폼에 상품을 입점한 쏘카는 상반기 내 판매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시에 쏘카가 가장 힘을 싣고 있는 방한 외국인 대상 서비스는 카셰어링이다. 쏘카는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방한 외국인 대상 카셰어링 서비스를 론칭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웹 스마트키 개발에 성공해 비대면 반납이 가능해져 다른 서비스와 차별점을 뒀다. 쏘카는 “론칭 이후 싱가포르, 대만,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 43개국의 관광객들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평균 이용 시간은 83시간으로 약 3.5일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035720)모빌리티도 지난해 6월 출시한 외국인 전용 모빌리티 플랫폼인 ‘케이라이드’를 고도화 중이다. ‘서울 빛초롱 축제’,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국내 주요 관광 이벤트와 연계를 통해 이용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달 기준 케이라이드의 국내 택시 호출 건수가 60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전 세계 100여 개국 앱스토어에서 누적 다운로드 수 6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타다는 의료 관광객을 타겟으로 한 서비스를 통해 차별점에 나섰다. 올해 1월 K-의료관광협회와 의료관광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타다는 건강검진, 미용·성형의료, 재활 등을 위해 방한한 외국인들을 위해 병원 동행, 관광지 이동 등의 맞춤형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타다는 의료와 관광을 융합한 비즈니스모델(BM)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모빌리티 업계가 방한 관광객에 집중하고 있는 까닭은 시장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1637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94% 수준을 회복됐다. 여기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방한 관광객 유치 목표로 1850만 명을 설정한 것도 호재다.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위해 항공·숙박 등에서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는 한편 관광 콘텐츠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고궁 등 국가유산 포함 주요 관광지에 QR 결제를 추가해 편의성도 높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K-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개별 관광에 대한 선호도도 증가하면서 국내에서 카셰어링 등의 서비스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아직 성장하고 있는 인바운드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최근 호주 항공사 등이 한국 도착 항공편을 증편하는 등 한국 관광에 대한 수요가 높아 모빌리티 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어 앞서 정부가 약속한 관광객 유치 계획이 기존대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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