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상품기획팀 직원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H-AI’에 여행 예정 국가와 체류 시간, 일정 콘셉트 등을 입력하자 ‘H-AI’는 자체 학습과 분석을 거쳐 새로운 패키지 여행 상품을 순식간에 만든다. 실시간 검색으로 현지 인기 콘텐츠까지 개별 여행객의 취향을 자율적으로 반영해 패키지 프로그램을 완성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H-AI는 단순 응답을 넘어 이용자의 여정을 능동적으로 지원하는 ‘에이전틱 AI’로의 발전 사례”라며 “자체 AI 기술력을 적용해 업계의 AI 전환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의 사례처럼 생성형 AI 기술에 기반한 ‘AI 에이전트’가 산업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 보조 도구에 그쳤다. 최근에는 목표 인식 후 계획·실행·피드백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특히 정보기술(IT), 금융, 제조, 의료 등 산업별로 전문화한 ‘특화 에이전트’가 속속 등장하면서 각 산업 섹터 내 경쟁 구도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AI 에이전트가 모든 산업을 집어삼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마켓어스에 따르면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52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에서 2033년 1966억 달러(약 284조 9000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는 AI 에이전트 생태계 선점을 위한 경쟁에 이미 뛰어들었다. 구글은 최근 AI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오픈AI는 박사급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최대 2만 달러(약 2900만 원)의 구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업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AI 에이전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 앱 단위에서 실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특히 강점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화를 이룰 수 있는 모델의 구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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