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평생의 꿈이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날, 대한민국 남자골프의 에이스 임성재 또한 특별한 기록 하나를 작성했다. 바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한국 선수 ‘커리어 상금 랭킹 1위’에 오른 것이다.
PGA 투어 한국 선수 생애 상금 1위는 그동안 498개 대회를 뛰면서 8승을 거둔 최경주의 몫이었다. 지금은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로 무대를 옮겼지만 최경주가 갖고 있던 한국 선수 생애 상금 1위(3214만 3009달러)는 좀처럼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 PGA 투어에 데뷔해 그동안 상금을 차곡차곡 쌓은 임성재가 통산 192번째 출전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공동 5위에 오르면서 자신의 48번째 톱10 성적을 내고 마침내 최경주의 종전 기록을 넘었다. 192개 대회 만에 거둔 대기록이다.
14일 끝난 마스터스에서 공동 5위(7언더파 281타)에 올라 2020년 준우승, 2022년 공동 8위에 이어 마스터스 통산 세 번째 톱10 성적을 낸 임성재는 79만 8000달러(약 11억 4000원)를 더해 생애 상금을 3294만 1009달러(약 470억 원·40위)로 늘렸다. 지난주까지 생애 상금 순위 40위였던 최경주는 이번 주 41위로 한 계단 물러났다. 물론 챔피언스 투어 상금까지 합하면 최경주의 통산 상금은 3825만 9844달러로 여전히 임성재보다 많다.
임성재의 상금 사냥은 데뷔 해인 2019년 285만 1134달러(30위)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2020년에는 433만 7811달러를 획득하면서 9위에 올라 처음으로 시즌 상금 ‘톱10’에 들었다. 2021년 시즌 상금 랭킹 22위(415만 7182달러)로 상금 사냥 속도가 조금 더뎌졌지만 2022년 556만 7974달러(13위)를 획득해 처음으로 시즌 상금 500만 달러를 돌파했다. 2023년 666만 5921달러(22위), 2024년 628만 6205달러(10위)를 번 임성재는 올해 현재까지 304만 1500달러(14위)를 추가하면서 대한민국 남자골퍼 생애 상금 최고 높은 자리에 올랐다.
공동 21위(2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친 안병훈은 상금 21만 달러(약 3억 원)를 획득했고 공동 52위(9오버파 297타) 김주형은 5만 1660달러(약 7400만원)를 차지했다.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 끝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매킬로이에게 배당된 상금은 420만 달러(약 60억 원)다. 로즈는 226만 8000달러(약 32억 원)를 받았다. 연장전이 치러진 18번 홀(파4)에서 90㎝에 붙여 잡은 매킬로이의 버디 값은 두 선수의 상금 차이인 약 28억 원이었던 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