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가 화폐 제조 기술을 활용한 문화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폐공사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이중섭 작가의 대표작 ‘황소’(1950년대)를 고도의 화폐 제조 기술인 요판 인쇄로 재해석한 ‘화폐 요판화’ 작품으로 제작해 오는 30일부터 한정 판매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황소’화폐 요판화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중 한 명인 이중섭의 대표작을 재현한 작품이다. 그의 대표작인 ‘황소’는 세파를 견딘 주름 가득한 황소의 진중하고 묵직한 모습을 대담하고 거친 선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힘차게 보이면서도 어딘지 애잔한 느낌을 자아낸다.
조폐공사는 이러한 원작의 감정을 섬세하게 재현하기 위해 오직 조폐기관에서만 구현 가능한 고난도의 요판 인쇄 기법을 활용했다. 요판기술은 점과 선만으로 이미지를 구성해 깊이감과 질감을 표현하는 고도화된 기술로 주로 위변조 방지를 위한 화폐 제작에 사용된다.
실제로 인쇄된 표면에는 손끝으로 느껴지는 오돌토돌한 질감이 살아 있어 예술성과 기술적 정교함을 모두 갖춰 고품질 문화상품으로 구현하는데 적합하다.
앞서 조폐공사는 겸재 정선의‘인왕제색도’를 요판화로 제작해 큰 인기를 끌었고 총 2000점이 전량 완판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정선의 붓터치를 요판 선으로 재현하고 숨은 그림과 미세문자 등 세밀한 요소를 담아 문화상품으로서의 예술성과 희소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이번 ‘황소’요판화는 지난해 출시된 ‘인왕제색도’에 이은 두 번째 화폐 요판화이며 우리나라 대표 작가의 예술을 고품위 문화상품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로 의미가 깊다.
오는 30일부터 5월 14일까지 2주간 사전 예약 접수가 진행된다.
조폐공사 성창훈 사장은 “‘인왕제색도’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황소’ 요판화는 공사의 기술력과 문화적 감각이 어우러진 새로운 도전”이라며 “앞으로도 조폐공사의 기술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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