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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직원 떠날라" 구로서 짐싸는 벤처들

교통체증·낙후된 환경에 근무 기피

구로구 벤처기업 3년새 20% 감소

판교·마곡 등 산단 혜택도 이전 한몫

금천구서도 스타트업 이탈 '뚜렷'





한때 벤처의 메카로 불렸던 구로디지털단지를 떠나는 벤처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교통 체증, 낙후된 주변 환경 등을 이유로 출근을 꺼리는 직원들이 늘면서 인재 유치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본사 이전을 단행하는 사례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2030 직원 사이에서 강남권 근무 선호도가 갈수록 확산되고 판교 제2테크노밸리, 마곡 등 신규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입지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구로구에 입주한 벤처기업 수는 623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791개에 비해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구로와 비슷하게 지식산업센터가 밀집한 가산디지털단지를 보유한 금천구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은 1326개로 3년 전에 비해 70개가 줄었다.

업계에서는 벤처기업의 탈(脫)구로 현상은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진행됐다고 평가한다. 2014년만 해도 서울시 소재 벤처기업 중 구로에 본사를 둔 비중은 12.9%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5.5%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금천구에 위치한 벤처기업의 비중 역시 16.1%에서 11.8%로 줄었다. 대표적으로 최근에는 HR업계 1위 기업인 사람인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구로에 있던 본사를 마곡으로 이전했다. 2019년 설립 이후 테이블오더 시장을 개척한 티오더도 지난해 여의도로 본사를 확장 이전했다. 벤처기업협회 역시 지난해부터 구로구 마리오타워의 사무국 공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판교 제2테크노밸리 입주를 앞두고 보유 자산 처리에 나선 것이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10년 전만 해도 강남과 서초에 입주한 벤처기업과 구로, 금천에 입주한 기업의 비중은 약 30%로 엇비슷했다. 입지 경쟁력이 나름대로 있었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그 이후로 저연차 직원의 강남(GBD) 근무 선호도 증가, 판교·마곡 등 신규 부지 조성, 공유오피스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구로 지역이 갈수록 외면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과 여의도 등은 구축 건물도 꾸준히 리모델링이 이뤄지면서 입지 매력이 높아졌지만 구로 일대는 지식산업센터가 주축이다 보니 유의미한 리모델링이 이뤄진 사례가 없는 등 낙후된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갈수록 고착화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벤처기업들의 탈구로 현상을 막을 방안이 마땅히 없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서울시가 지난해 말 영등포와 구로 등 준공업지역을 백화점이나 마트, 대기업 본사 등 대형 상업 시설로 개발할 경우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하는 등 서남권 대개조를 추진하고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벌써 팽배한 모습이다.

최근 구로 지역에 신축된 지식산업센터가 역대급 공실률을 기록할 정도로 외면을 받는 실정인데 선뜻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대기업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시와 구로구 등에서 각종 지역 발전 대책을 내놨지만 아직까지도 구로 일대에는 번듯한 최신 호텔이나 컨벤션 센터가 신축된 사례가 없다"며 “인재들이 몰리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투자자들과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벤처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벤처기업 이탈 현상은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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