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과 SK그룹이 추진 중인 계열사 상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미 모기업이 상장해 있는데 핵심 자회사까지 상장하면 일반 주주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당국이 중복 상장에 대해 ‘현미경 심사’에 나선 영향이다. 국내 다수의 대기업 집단은 그동안 주요 사업 부문을 분할한 뒤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 자금을 얻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는데 잇따른 논란으로 당국이 심사 기조를 강화하면서 이 같은 관행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지주회사인 ㈜LS의 자회사 LS MnM 상장 개시 시점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60%가량 감소하는 등 실적이 하락한 영향이 있지만 주된 원인은 한국거래소의 중복 상장 심사 기조 강화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엔무브는 최근 거래소와의 협의를 통해 상장 예비 심사 청구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거래소에서는 중복 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손실을 입힐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LS그룹이 상장시키려 하는 주요 계열사는 현재 4곳”이라며 “거래소가 중복 상장을 예민하게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LS MnM마저 상장 주관사단 선정에 나서면 그룹 전체적으로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S그룹 관계자는 "LS MnM이 2027년 8월까지 상장하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엔무브 예심 청구는 구체적인 청구 시점을 정해놓고 있지 않았다”며 “계획이 보류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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