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이 개장한 17일 오전. 오픈 시간 전부터 200여명의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자 이마트는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10분 일찍 문을 열었다. 건물 앞 도로 역시 오픈런을 하려는 차량들로 꽉 막혔다.
이마트가 미래형 리테일 매장으로 낙점한 ‘푸드마켓’은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점에 처음 도입한 식료품 특화 매장이다. 약 5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서울에서도 선을 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덕점에 대해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인 식료품 상품 개발과 기획 노하우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넥스트 이마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식료품 특화 매장 답게 전체 직영 면적 중 95%인 3471㎡(1050평)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판매 품목 수만 1만 3000여개에 달한다.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화존도 21개나 만들었다.
특히 신선식품존에 가장 많은 손님들이 몰렸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국내산 냉장 삼겹살, 양파 등 필수 장보기 상품 10대 품목을 최저가로 선보이면서 바나나 한 묶음을 980원에, 30구짜리 계란 한 판을 288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했다. 소비자들은 최저가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일부는 매대에 진열도 되기 전에 박스 안에 담긴 상품을 마구 집어 가기도 했다.
캐비어, 자연 방목 소고기 등 프리미엄 식재료도 대폭 늘렸다. 국산 흑돼지 3종을 판매하는 ‘K-흑돼지존’은 물론 연어 상품을 집대성한 ‘연어의 모든 것’ 코너를 마련해 조리법까지 소개했다. 다양한 수입 젤리와 비스킷을 모은 미니 편집숍 ‘스위트 스트리트’(Sweet Street), 국내 할인점 최대 규모의 치즈 전문 코너 ‘치즈 플리즈’(Cheeeese Please)도 마련했다.
직장인들이 많은 주변 상권을 고려해 웰빙 간식용 컵 과일, 스틱 채소를 신규 개발해 배치한 ‘프레쉬스낵존’을 선보이는가 하면, 매장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부담 없이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한 ‘테이스티 픽’(Tasty Pick), 매일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내는 베이커리 전문매장 ‘밀&베이커리’(Mill&Bakery)도 마련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김 모(32) 씨는 “외국 마트처럼 스틱 채소나 유러피안 채소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면서 “가격이 저렴해서 장보러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덕점은 하남·미사·고덕 등 신도시와 오피스 복합 상권을 끼고 있는 만큼 2030세대 고객 유입이 많은 데다, 같은 건물에 이케아도 입점해 있어 경기권에서부터 젊은 고객층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런 점을 반영해 신선식품과 즉석조리 델리에 특화한 정통 푸드마켓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고덕점을 시작으로 이마트는 올해부터 출점 전략을 본격화해 오프라인 유통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이마트는 올해 2월 마곡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트레이더스)을 연 데 이어 두 번째로 고덕점을 선보였다. 이마트가 한 해에 서울에서 2개 점포를 출점한 것은 2012년 마포·하월곡점 개점 이후 13년 만이다. 올해 하반기에 인천지역에 트레이더스 신규 점포가 들어서면 2020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인 점포 수가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다. 작년 말 기준 154개였던 점포 수는 올해 말 157개로 늘어나게 된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는 “그로서리 중심의 ‘넥스트 이마트’ 모델을 강동지역에 새롭게 제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푸드마켓 포맷, 몰 타입 등 혁신적인 매장 운영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그로서리 쇼핑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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