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주가가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제동에 오히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3.55% 오른 81만 6000원에 마감하며 상장 후 처음 종가 80만 원을 돌파했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 14일 기록한 79만 2000원이었다.
전날 장 초반만해도 주춤하던 주가는 오후 들어 상승세를 타며 장중 고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7조 1942억 원으로 코스피 6위에 올랐다. 5위 현대차(38조 509억 원)와는 약 8500억 원 차이로 격차가 좁혀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를 밀어올린 건 금감원의 유상증자 정정 요구다. 금감원은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 6000억 원에서 2조 3000억 원으로 줄인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재차 정정을 요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국내 최대 규모인 3조 6000억 원 유상증자를 발표했으나, 주주가치 희석 우려로 다음날 주가가 13% 급락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첫 정정을 요구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일 규모를 줄인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다시 보완 요구를 받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무제한 정정’ 방침 일주일 만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금 조달은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금감원은 유상증자 결정 과정과 한화에너지의 제3자 유상증자 참여 관련 위험 요소가 더 구체적으로 기재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할인 없이 1조 3000억 원을 충당하는 법률적 문제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금 사용 목적도 구체성이 부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우주 투자에 2028년까지 2001억 원을 쓴다고 했으나, 세부계획은 850억 원만 공개하고 나머지 1151억 원은 설명이 없었다. 이번 정정 요구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초 이달 21일로 예정했던 유상증자 발행가액 확정일을 조정해야 한다. 정정 요구가 없었다면 신고서 효력 발생일은 23일이었다.
이 원장은 지난 10일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금감원 요청을 성실히 보완해 다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