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발행한 밈코인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오후 1시 50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멜라니아(MELANIA)와 오피셜트럼프(TRUMP)는 각각 17%, 6% 하락했다.
대규모 물량 해제(언락)와 내부자 매도 정황이 가격 하락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16일 온체인 애널리스트 엠버CN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2050만 개의 MELANIA가 내부자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에서 매도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당시 시세 기준으로 1460만 달러(약 207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MELANIA 프로젝트 팀 관련 지갑은 전체 발행 물량의 92%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매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밈코인인 ‘TRUMP’ 역시 18일(현지시간) 약 3억 2000만 달러(약 4552억 원) 규모의 TRUMP 4000만 개의 언락을 앞두고 있어 가격 급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코인 프로젝트는 팀 보유 물량을 일정 기간 락업한 뒤 순차적으로 해제한다. 하지만 이때 대량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면 심각한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두 밈코인 투자자 상당수가 가상자산에 처음 발을 들인 초보 투자자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다. 트럼프대통령은 자신의 유명세를 앞세워 대중을 고위험 밈코인으로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NFT 이브닝이 두 밈코인에 투자한 미국인 1092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가 가상자산에 처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두 코인은 최고가 대비 90% 이상 하락한 상태로, 상당수가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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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밈코인 프로젝트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9FT)의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소 3억 5000만 달러(약 4976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TRUMP 팀은 1월 코인 출시 직후 약 3주간 팀 물량 매도에 나섰으며 솔라나(SOL) 네트워크 상에서만 3억 5000만 달러의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MELANIA 코인 매각 이익이나 바이낸스 등 중앙화 거래소(CEX)를 통한 분산 매도분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수익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고수익 코인 마케팅을 벌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밈코인 시장에서 대통령이 직접 코인을 발행하고 대규모 차익을 실현하며 무분별한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는 “트럼프가 밈코인을 발행해 가상자산 시장을 사실상 투기장으로 만들었다"며 “그간 가상자산 업계는 ‘온라인 카지노’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노력하고 건실한 프로젝트의 성장을 독려해왔는데 트럼프의 행보가 이같은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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