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의 고유한 형상에 대해 디자인 특허를 취득한 것과 관련, 중국 관영매체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중국 온라인상에서도 “만두는 중국의 것”이라는 반발이 거세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법적 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신문 환구시보는 16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어이없다! 한국 기업이 자오쯔(만두) 모양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며 CJ제일제당의 만두 특허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환구시보는 "미국특허청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한국 CJ제일제당이 신청한 만두의 특허 출원이 승인됐다"면서 "해당 특허 출원의 신청일은 2023년 2월 24일이고, 승인일은 2025년 4월 8일이며, 특허 보호 기간은 15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CJ제일제당 측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만두 사진 14장을 첨부했다"며 "CJ제일제당은 '비비고'라는 만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대형마트에서도 판매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디자인특허는 상품 기능이 아닌 외형적 특징을 보호하는 특허로, 보호기간 동안 상품 형태 등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보장받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내에서는 만두는 중국 전통음식이라는 지적과 함께 향후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시 법적 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현지 매체 다샹뉴스는 "(CJ제일제당 측은) 시계 방향으로 빚은 14∼16개의 나선형 주름 형태 등과 같은 만두의 디자인적 특성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면서 "이에 따라 같은 디자인의 중국 만두는 미국에서 특허법상 권리 침해 문제에 연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네티즌들이 환구시보의 계정을 포함한 SNS에서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측은 17일 "'가는 2줄의 줄무늬가 반복되는 형상'을 특징으로 하는 만두 형상에 대한 디자인 특허"라면서 "만두 카테고리 전체에 대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비비고 만두는 북미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0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미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덤플링'(Dumpling) 대신 '만두'(Mandu)라는 명칭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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