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내 사각지대에서 한 남성이 쓰러진다. 남성의 의식이 없어 보이지만 주변에는 사람도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 그때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던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위급 상황을 관리자에게 전달한다. “창고 뒤에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119에 신고하세요.”
종합 보안솔루션 기업 에스원(012750)이 새롭게 선보인 지능형 CCTV용 AI 에이전트의 활용 사례다. 에스원은 기존 지능형 CCTV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AI 에이전트 기술을 개발 완료하고 관련 상품에 탑재했다고 21일 밝혔다.
에스원이 선보인 AI 에이전트는 위험 상황을 스스로 감지해 사용자에게 설명한다.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까지 신속하게 제시해 기존 방식보다 발 빠르고 상황에 맞는 대처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위의 사례의 경우 AI 에이전트는 알림 이후에도 상황별 표준운영절차(SOP)를 제공해 신속 대응을 유도한다. 사고 발생 시에는 △사고 발생 구역 파악 △안내 방송 실시 △119에 긴급 연락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화면에 띄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수작업으로 일일이 찾아야 했던 방대한 분량의 CCTV 영상 검색도 말 한마디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사고나 범죄 현장 등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해 CCTV를 활용할 때에는 보통 영상 분량이 방대해 특정 장면을 찾는 시간이 오래 소요됐다. 이로 인해 초동 대처가 늦어지거나 사건 해결 과정이 장기화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에스원의 AI 에이전트는 이 같은 문제를 최소화·해소하기 위해 대화 형태로 빠른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오전 10시~11시 사이에 흡연한 사람을 찾아줘’라고 육성으로 지시하면 AI 에이전트가 관련 조건에 맞는 화면을 자동으로 분석해 제공하는 식이다.
CCTV 설치 대수가 갈수록 급증하지만 이를 감시할 관제 인력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AI 에이전트가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공공기관에 설치된 CCTV는 약 176만 대로 10년 전보다 120만대 이상 늘었다. 하지만 감시·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관제 인력은 2011년 9200여 명에서 작년 4093명으로 반토막 났다. 24시간 쉼없이 영상 분석을 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피로, 자리 비움 등으로 인한 감시의 공백 또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로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면 기존 인력을 다른 곳에 배치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대화형 AI 챗봇으로 음성 명령을 통한 CCTV 관련 제어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CCTV 영상 재생부터 화면 캡처 등 다양한 명령을 손쉽게 내릴 수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CCTV 보급이 우리 사회 곳곳에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안전 인프라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라며 “에스원은 자체 연구개발(R&D) 센터를 통해 실효성 있는 보안 솔루션을 지속 개발해 사회 전반에 보급해 나가는데 앞장서 보안업계 1위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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