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 지분을 6%대 취득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경영권을 취득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갑작스럽게 스틱 지분을 대량 매집한 얼라인이 2대 주주인 미국 미리캐피털과 연합하고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 바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운용 중인 펀드들은 국내 상장사 여러 곳에 분산투자하는 성격”이라며 “스틱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한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지분을 산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얼라인은 지난달 27일 스틱 지분 6.64%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7000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얼라인의 단기 대량 매수와 이후 시장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 관측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날은 0.39% 하락한 1만 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대표는 “스틱을 향해서는 주주 행동 캠페인도 공식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는 회사 및 경영진과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리캐피털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미리캐피털이 어떤 회사인지 정도는 안다”며 즉답을 피했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스틱 주식을 계속 사들이며 현재 지분율 11.54%로 2대 주주가 된 미리캐피털이 얼라인과 연합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두 회사의 합산 지분율은 18.18%로 최대주주인 도용환 회장 및 특수관계인(19.45%)에 근접한 수치로 올라서 있다.
얼라인은 현재 운용 중인 펀드 순자산 총액이 9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 펀드들을 통해 상장사 수십 곳에 분산투자하고 있다.대표적으로 KB·신한·하나·우리·BNK·JB·DGB 등 7개 금융지주와 SM엔터테인먼트·두산에너빌리티(034020)·두산밥캣(241560)·코웨이(021240)·덴티움(145720)·가비아(079940) 등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 중 7개 금융지주와 두산·코웨이 등에 공개 행동주의 활동을 펼쳐왔으나 한 번도 경영권 인수 목적의 투자를 단행한 적은 없었다.
미리캐피털은 2020년 설립된 미국 보스턴 소재의 소규모 사모펀드 운용사다. 지난해 5월 기준 운용자산은 2억 8000만 달러(약 3900억 원)다. 주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스틱 이외에 가비아·지니언스(263860)·유수홀딩스(000700)에 투자해왔다. 공교롭게도 가비아 투자는 얼라인과 교집합이 형성됐다. 미리캐피털은 아직 국내에서 공개 행동주의나 경영권 인수 목적의 투자를 한 적은 없다.
두 회사는 스틱 지분 보유 목적을 현재 ‘일반 투자’로 명시하고 있다.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 ‘일반 투자’ ‘경영 참여’ 3단계로 구분된다. 이 중 일반 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의결권·신주인수권 등 기본적인 권리 이상의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하는 투자 형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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