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신 한미반도체(042700) 회장에 이어 신동윤 율촌화학(008730) 회장이 자녀에게 대규모 지분 증여에 나섰다. 최고 60%에 이르는 최대주주 증여세율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일 때 증여를 통해 승계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곽 회장은 주요 주주의 특정증권 등 거래 계획 보고서를 통해 다음 달 22일 보통주를 자녀 두 명에게 증여한다고 밝혔다. 거래금액의 70~130% 범위 안에서 계획과 다르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증여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곽 회장은 자녀 곽호성씨와 곽호중씨에게 각각 362억 7863만 2100원에 이르는 지분 0.5%씩 증여하기로 했다. 21일 종가 기준으로 수량 및 거래금액을 산출한 처분 단가는 1주당 7만 5100원으로 전체 규모는 725억 원 규모다. 최근 장내 매수로 34.01%까지 늘었던 곽 회장 지분은 증여를 통해 33.01%로 낮아질 예정이다.
곽 회장은 지난해 7월에도 두 자녀에게 각각 96만 9937주씩 전체 193만 9874만 주를 증여했다. 당시 주가 기준으로 3063억 원 규모다. 곽 회장도 창업주 고(故) 곽노권 회장으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증여를 통해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날 신 회장도 자녀 신시열 상무에게 지분 17만 주를 증여하겠다고 공시했다. 처분 단가는 1주당 2만 6950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45억 8150만 원이다. 신 상무의 율촌화학 지분은 132만 1175주로 지분율 5.33%로 확대됐다.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신 상무는 미래전략실에서 연구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통상 대주주가 지분을 증여한다는 소식이 나오면 주가가 저점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과세표준 30억 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되는데 최대주주가 증여할 땐 실질 최고세율이 60%까지 상승한다.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면 주가가 낮아졌을 때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주가가 저점일 가능성이 있다. 증여일 전후 2개월 간 종가 평균액으로 단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주가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