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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힘 쏟는 이 코인, 국내 銀도 힘 합쳐 만든다 [S머니-플러스]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 지배력 확대에

시중은행 컨소시엄 형태로 발행 추진

국내는 관련 규제 없어 발행 방식은 미정





주요 시중은행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에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달러 지배력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을 키우는 데 따른 대응 조치다. 국내 금융사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작업에 나서는 것은 최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사단법인 오픈블록체인·DID협회는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Sh수협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하고 조만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법정화폐와 1대1로 가치를 고정한 가상자산이다. 은행들은 원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구상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협회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은 비영리법인으로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조성과 정책 제언, 사업 수행을 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코인 발행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법체계가 마련되면 이르면 연말께 합작법인(JV) 설립을 거쳐 본격적인 발행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제 등의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도 하반기를 목표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제도화 2단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이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은행 산업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민간 차원의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돼야 글로벌 규제 논의에 참여할 수 있고 결제와 송금 등 관련 산업 육성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첫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에 나선 은행들의 목표는 ‘한국판 테더’나 ‘힌국판 서클’을 만드는 것이다. 테더와 서클은 각각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3,7위에 올라 있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T와 USDC를 발행하는 회사다. JV 형태로 이들 같은 발행사를 세워 이른바 은행 공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도는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힘들다. 가상자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별 은행이 각각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발행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상호 운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기존 멤버심 포인트와 크게 다르지 않아 시장 경쟁력도 낮을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정보기술(IT) 보안 투자와 리스크 관리 체계 등이 요구되는 만큼 오랜 노하우를 가진 시중은행이 다수 참여하면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이미 운영모델 벤치마킹을 위해 디지털자산 인프라 회사 프로그맷(Progmat)의 국가 간 송금 개선 테스트 ‘프로젝트 팍스(Project pax)’에 참여 중이다. 이 회사는 일본 3대 대형은행으로 꼽히는 미즈호·미쓰이스미토모·미쓰비시UFJ가 설립을 주도하고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23년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이미 시행 중이다. 다만 프로그맷의 경우 은행별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발행 방식은 미정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규제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국채를 담보로 활용해 발행하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한국의 경우 단기국채 시장이 미비하다. 이 때문에 원화를 은행이나 신탁회사에 예치하면 해당 금액만큼 1대1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주는 신탁형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시중은행이 직접 나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선 것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향후 은행업을 포함한 금융 시스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360억 8500만 달러(약 336조 1614억 원)에 달한다. 특히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스테이블코인을 달러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삼으면서 그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국채 등을 담보로 하고 있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면 달러 수요 역시 증가한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거래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5% 이상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기 때문이다. 해시드오픈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지난해 6월 점유율 1위 거래소인 업비트에 USDT가 상장된 이후 거래 규모가 크게 확대됐으며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6개월간 월 평균 거래 규모는 1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의 해외 거래소 이전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74조 8000억 원으로 전기 대비 96.3%나 폭증해 국내 자금 유출까지 지속하는 실정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지배력이 강화할수록 원화 통제력의 약화가 불가피한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안정적으로 조성되려면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금융사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권 생각이다. 스테이블코인이 해외송금·지급결제 등 실제 사용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은행 사업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통제하기 어렵고 신뢰하기 어려운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예금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 유출 현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핀테크 같은 관련 산업 육성과 원화 국제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통해 핀테크와 송금, 결제, P2P등 관련 산업이 함께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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