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Cloud Next’는 구글이 매년 개최하는 대표적인 기술 행사로 최신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을 한자리에 모아 공개한다. 기업 고객과 개발자들에게 향후 전략을 공유하고 실제 적용 사례와 신기술을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달 9~11일(현지 시간) 열린 이번 행사에서 구글은 AI 칩부터 경량 모델, 에이전트 협업 기술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전략’을 선보이며 AI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띈 건 ‘아이언우드’라는 최신 AI 전용 칩이다. AI 모델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설계된 고성능 하드웨어로 이전 세대보다 처리 속도와 에너지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 수천 개를 연결한 대규모 클러스터 구성도 가능해, 복잡하고 방대한 AI 작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제미나이 2.5 플래시’라는 경량형 AI 모델도 선보였다. 기존 고성능 모델인 제미나이 2.5 프로 대비 처리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높인 버전이다. 간단한 질문에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실시간 서비스에 적합하다. 특히 운영 비용이 낮다는 점에서 기업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이번 행사에서 강조한 또 하나의 핵심 기술은 ‘A2A(Agent-to-Agent)’라는 오픈 프로토콜이다. 이는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들이 같은 언어로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AI들이 팀처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이메일 정리, 일정 관리, 데이터 분석 등 역할이 다른 에이전트들이 유기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A2A와 함께 비교되는 기술이 바로 앤트로픽이 선보인 ‘MCP(Model Context Protocol)’다. MCP는 AI가 외부 데이터나 툴과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표준 방식이다. 현재 구글뿐 아니라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업체들도 채택 중이다. MCP와 A2A는 각각 수직·수평적 연결을 담당한다. AI 시스템 간 상호 운용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결국 A2A와 MCP가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하며 AI 에이전트 시대의 가속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외에도 구글은 음악·영상·음성·이미지 등 다양한 콘텐츠 생성 AI 기술을 버텍스 AI에 적용했다. 버텍스 AI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구글은 콘텐츠 제작용 AI 모델들도 한층 강화했다. 예를 들어, 음악 작곡 AI ‘Lyria’, 영상 생성 및 편집 AI ‘Veo 2’, 10초만 녹음하면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어주는 음성 생성 AI ‘Chrisp 3’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콘텐츠 생산 분야에서도 구글 AI의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매크로 불확실성과 함께 알파벳을 포함, 빅테크들 주가도 큰 폭의 조정이 발생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AI 산업의 발전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다. 언젠가 현재의 혼돈이 잠잠해지면 시장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AI 경쟁의 승자를 찾아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풀스택 AI 역량을 통해 최고의 성능과 가성비를 증명한 알파벳 또한 소외될 이유는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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