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와 서울경찰청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위해 '어르신 운전중' 표지 4600매를 제작해 배부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급증에 따른 대책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5.6% 증가한 7236건을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57.1% 급증한 66명에 달했다는 점이다.
해당 표지 부착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어르신 운전중’ 표지를 부착한 고령 운전자의 65%가 "운전자 안전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67%는 “타 운전자의 양보 및 배려 운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일반 시민들도 이에 대해 호응하는 분위기다. 조사 결과 시민 93%가 “고령 운전자 표지 부착 차량에 대해 배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어르신 운전면허 자진 반납 교통카드 지원사업’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주민등록된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20만 원이 충전된 교통카드가 지급되는 사업이다. 지난해 서울의 고령 운전자 5.16%(2만 4416명)가 운전면허를 반납했으나, 전국 기준으로는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의 2.67%만이 반납했다. 이와 같은 정책은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서울과 일부 대도시에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시골 지역이나 서울 외곽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져 궁극적인 해결책으로는 고려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용표 서울시 자치경찰위원장은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이 어려운 것은 거주지와 대중교통 간 거리 등 불편한 교통환경 때문”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어르신 운전중’ 표지를 통해 고령 운전자 안전과 배려 문화 확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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