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경영진들이 지난해 성과급을 두둑하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지난해 연 매출 40조 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쿠팡 미국 모기업 쿠팡Inc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강한승 쿠팡 대표는 지난해 쿠팡에서 총 보수 480만 달러(69억 원)를 받았다. 일 년 전보다 55% 증가한 수준이다. 항목별로 보면 보너스로 37만 달러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성과조건부주식(PSU) 등 주식 보상으로 356만 달러를 받았다. 2023년 보너스로 113만 달러, 주식으로 99만 달러를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는 보너스는 3분의 1가량 준 대신 주식이 3배 이상 더 늘어난 셈이다. 강 대표는 한국 쿠팡의 대표이사로 미국 쿠팡Inc에도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쿠팡Inc의 구라브 아난드(Gaurav Anand)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1000만 달러 넘는 보수를 받아갔다. 일 년 전보다 308% 늘어난 수준이다. 아난드 CFO는 지난해 874만 달러의 주식 보상을 수령했고 보너스로는 60만 달러를 받았다. 전년에는 주식 없이 보너스만 150만 달러였다.
해롤드 로저스 최고행정책임자(CAO)는 393만 달러의 주식 보상과 32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지난해 쿠팡에 합류한 프라남 콜라리 검색&추천 담당 부사장에게는 13만 달러의 주식 보상과 59만 달러의 보너스가 제공됐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보수 총액이 2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김 의장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창업자로서 보너스를 수령하지 않았다.
이같은 임원들의 성과급은 회사에 계속 근무하되 회계연도의 성과 목표를 달성한 데 따라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회사이지만 사업 전반을 한국에서 운영하는 쿠팡Inc는 지난해 매출액 41조290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9% 증가한 규모다. 역대 최대로 국내 유통기업 중 연 매출이 4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023억 원으로 전년(6174억 원)보다 2.4% 감소했지만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쿠팡은 미래 혁신의 핵심 키워드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이를 통한 자동화를 꼽고 해당 분야의 투자를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지난해 실적 발표 직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네트워크에 활용되는 로보틱스부터 매일 수조 건의 예측을 수행하는 인공지능(AI)은 다음 혁신의 물결이 될 것”이라며 “AI와 자동화가 가져올 높은 수준의 매출 및 마진 성장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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