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기자재 제조 기업인 광성은 조선업에 한파가 불어닥친 2015년 고객사가 납품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자금난을 겪었다. 결국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해 7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하지만 광성은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우량거래처 확보로 7개월 만인 2016년 2월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조선업 호황기가 도래한 가운데 광성은 기술보증기금의 ‘재도전 재기 지원보증’ 프로그램에 힘입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보가 우수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채무조정과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보증상품으로 기존 채무의 75~90% 감면을 지원하고 회생절차를 통해 성실하게 분할 상환 중인 기업을 신규보증함으로써 성실실패자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29일 기자와 만난 황계윤 광성 대표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기술 개발 필요성이 커졌다”며 “기보의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장비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성은 경남 밀양에서 선체블루, 선박 엔진시트 등 선박의장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1993년 설립됐다. 회사는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친환경 선박 관련 장비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중이다.
기보는 기업회생절차 이후에도 광성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능력 향상 등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지난해 6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재기지원 보증을 통해 각각 2억 원과 3억 원 등 총 5억 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했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광성은 미세먼지 저감장치(DPF)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현재 상용화 전 시연단계를 앞두고 있다. DPF는 선박에서 배출하는 경유엔진의 배기가스 중 입자상물질을 필터로 거른 후 제거하는 장치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성은 DPF 외에도 선박 엔진 배기가스 질소산화물(NOx) 수치를 체크하는 장비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황 대표는 “질소산화물 규제 강화로 해당 장비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대만과 싱가폴 선사들과 계약했고 내달 그리스 선사에도 납품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기술력을 인정 받은 광성은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06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23년 137억 원, 2024년 140억 원을 기록했다. 황 대표는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도 다수의 특허 등 검증된 기술력으로 대기업 등 탄탄한 영업기반을 통해 선박 관련 제품에 대한 수주액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2034년까지 매출액을 250억 원까지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