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시가총액 증가율이 높은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가 한화(000880)그룹 계열사로 나타났다. 방산과 조선 업종 활황에 힘입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오션(042660) 등 주요 계열사가 약진한 결과다. 같은 기간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70조 원 늘어났지만 개별 종목 기준으로는 10곳 중 6곳이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통(IT)·유통·운송 등 일부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지만 2차전지·에너지·금융·게임 등이 맥을 못 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0일 기업 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시총 1조 이상 기업 가운데 올해 1월 초 대비 지난달 말 시총 규모가 커진 상장사 10곳 중 4곳이 한화그룹 계열사였다.
구체적으로 이번 1분기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총이 16조 6000억 원대에서 28조 6000억 원 수준으로 72.5% 늘어났으며 한화오션이 약 11조 6000억 원원에서 20조 6000억 원으로 7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비전(489790)과 지주사 한화는 각각 79.7%, 51.4% 뛰었다. 방산·조선 업종에서 한화그룹 계열사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젬백스(082270)(125.5%), 현대로템(064350)(101.5%),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47.1%)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1분기 시총 증가액이 1조 원 넘은 상장사는 27곳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005930)가 23조 3686억 원 올랐으며 SK하이닉스(000660)가 14조 1960억 원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2조 106억 원 증가하며 3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화오션(8조 9779억 원), 현대로템(5조 7736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5조 6939억 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3조 4526억 원), 메리츠금융지주(138040)(3조 3948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시총이 감소한 종목도 있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14조 6711억 원에서 10조 5257억 원으로 4조 이상 줄었으며 고려아연(010130)은 3조 7058억 원 가량 감소했다. 이외에도 기아(000270)(-3조 6983억 원), 삼성SDI(006400)(-3조 5069억 원), 현대차(005380)(-2조 9946억 원) 등의 시총이 역성장했다.
한편 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 전체 시총은 70조 원 증가한 반면 개별 종목 10곳 가운데 6곳은 시총이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상장사 2761곳의 시총 규모는 2254조 원에서 2324조 원으로 3.1% 늘었다. 전체 상장사의 56.9%를 차지하는 1571곳의 시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52곳(38.1%)은 시총이 증가했으며 나머지 137곳(5%)은 변동이 없거나 새롭게 증시에 입성한 상장사였다.
또 이 기간 시총 상위 100개 사에는 8곳이 새로 등장됐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은 시총 순위가 151위였으나 지난 달 말 98위로 올랐다. 현대건설(000720)은 114위에서 88위로, 휴젤(145020)은 104위에서 83위로 순위가 뛰며 상위 100위에 합류했다.
반면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시총 순위가 81위에서 114위로, 넷마블(251270)은 80위에서 106위로 추락했다. 이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92위→117위), 엔씨소프트(036570)(87위→110위), 한미약품(128940)(98위→119위) 등이 상위 100권에서 밀려났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기아·셀트리온(068270)·KB금융(105560)·네이버 시총 최상위에 속하는 1~9위 상장사들의 순위 변동은 없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IT 업종과 유통, 운송 관련 종목은 상승세를 보인 곳이 많았다”며 “반면 2차전지, 에너지 및 금융, 게임 관련 업종의 종목들은 시총 하락을 보인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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