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남 여수시를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석유화학 산업이 장기간 부진해 지역 경제가 덩달아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에 따라 여수시에 소재한 기업들은 앞으로 2년간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지원 받을 때 우대될 예정이다. ★본지 2024년 12월 18일자 8면 참조
정부는 1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산업부는 전날 개최한 ‘제3차 산업위기대응 심의위원회’에서 여수시를 2025년 5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2년간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안건을 심의했다.
여수시가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지역 산업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화 업계가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여수에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 등 4대 석유화학 업체는 물론 에틸렌 생산 업체인 여천NCC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국내 최대 석화 산업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있다.
또 다른 석화 단지가 있는 울산·서산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내에 철강·자동차·조선 등 다른 산업군의 기업이 모여 있지만 여수는 석화 기업에 대한 지역 경제 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편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석화 기업들의 경영난이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같은 배경으로 여수시가 첫 사례가 됐다.
이에 따라 여수에 위치한 기업들은 각종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각각 10억 원, 7000만 원 한도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제공한다. 대기업은 8%, 중견기업은 11%, 중소기업은 14%까지 받을 수 있는 설비투자에 대한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율 상한은 각각 11%, 19%, 24%로 상향 조정된다. 산업부는 이외에도 연구개발(R&D), 경영 자문, 고용 안정 등 산업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지원 사업도 2026년 예산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업계는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과 함께 전기요금 한시 인하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체에 대한 감면이 어렵다면 선제 대응 지역에 소재한 설비에서 사용하는 전기요금이라도 깎아달라는 요청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대표적인 전기 대규모 소비 업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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